달려라홍기자
120㎏ 40대 독자 “나도 뛰겠다”
조선일보
홍헌표 기자
얼마 전 이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건축 관련 일을 하는 김호섭(45)씨는 키 1m77, 체중 109㎏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그 분이 10월 중순 열리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겠답니다.

건강 때문입니다. 김씨는 군 복무를 마칠 때만 해도 체중은 68㎏에 불과했습니다. 20대 후반 허리 디스크를 고치기 위해 한약을 먹은 뒤 체중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습니다. 일로 인한 스트레스, 불면증, 불규칙한 식사와 폭식(暴食), 술 때문에 체중은 120㎏까지 늘었습니다.
그는 조선일보에서 저의 ‘풀코스 도전기’를 읽은 뒤 달리기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7주 만에 11㎏을 줄이는 데 성공, 1차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권은주씨의 훈련 프로그램과 제 기사가 많이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체중을 줄이는 데 걷기, 조깅 같은 운동이 도움이 됐지만 규칙적인 식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매 끼니 골고루 먹으니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고, 야식(夜食)도 거의 하지 않게 됐습니다. 소주와 폭탄주, 기름진 안주와 라면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거죠. 적당한 운동으로 잠을 충분히 잘 수 있게 된 것도 소득입니다. 술은 전에 마시던 분량의 3분의 1로 줄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은 험하고 멉니다. 체중이 80㎏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풀코스 도전은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이야기입니다. 김씨도 그걸 압니다. 그의 최종 목표는 75㎏입니다. “두 딸과 약속을 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는 게 그의 각오입니다. 진심으로 성공을 기원합니다.
부상 없이 5시간 이내로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저도 75㎏으로 줄여야 합니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저와 김씨는 3월
(5일 한강시민공원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서울마라톤대회 6㎞ 출전 신청을 했거든요.)
이틀 뒤면 3월입니다. 권은주씨는 훈련량이 훨씬 늘어난 3월 계획표를 보내왔습니다. 1시간 이상 쉬지 않고 조깅을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게 목표입니다. ‘충실히 훈련계획을 실천하지 않으면 완주가 힘들어지실 것 같다’는 엄중한 경고(?)까지 받았으니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야 하겠습니다.
※ 사진설명 - 무릎을 펴는데 쓰는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근육)을 강하게 만드는 레그 익스텐션. 최대 힘의 60-70%로 들 수 있는 중량을 정해 15회씩 세차례드는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