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홍기자

발보다 중요한(?) 러닝화 고르기

조선일보

홍헌표 기자

1월16일/월요일

오늘 드디어 89㎏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흐흐. 88.9㎏~.

그다지 의미가 있는 수치는 아닙니다. 지난 10일 89.1㎏을 기록한 뒤 줄곧 89~90.6㎏ 사이를 오가고 있는데, 오늘 그 범위를 0.1㎏ 벗어난 것 뿐입니다. 그래도 기분은 좋네요. 이젠 트레드밀에서 40분 달리는 게 무섭다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시속 7.8㎞의 속도로 쉬지 않고 뛰었습니다. 스트레칭과 마무리운동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리더군요.

참 광고 하나 하겠습니다. 3월5일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리는 서울마라톤대회에 출전하기로 했습니다. 6㎞ 부문입니다. 보통 5㎞인데, 서울마라톤의 경우 반환지점을 곡선으로 돌아오도록 했기 때문에 1㎞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왕초보님들 함께 뛰시죠. 2월 중순 쯤 출전을 앞두고 실전 연습도 할 계획입니다. 시간이 된다면 권은주씨의 현장 지도 기회도 마련할 생각입니다.

오늘 신문(아래의 글)에 실린 ‘달려라 홍기자(3)’의 내용은 제가 읽어도 미흡합니다. 지면이 좁다 보니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러닝화는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통해 보충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기사 작성에 도움을 준 마라톤 전문점 (주)러너스클럽의 선주성 대표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입니다. 달리기를 한 지 10년이 훨씬 넘었고, 풀코스 완주도 여러 차례 한 마니아입니다. 선대표에게 “손님이 오면 무엇을 물어보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일단 운동경력을 묻는답니다. 근육의 발달 정도를 짐작하기 위해서죠. 그 다음은 체중을 묻고, 발 크기와 발의 운동 특성(착지 자세) 등을 측정한다고 합니다. 런너스클럽에는 발의 길이와 볼의 너비를 재는 장비가 있더군요. 발 모양을 찍어 특성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발 길이 보다 볼의 너비가 중요

제 발은 보통 한국인과 비슷합니다. 오른쪽이 5㎜쯤 길어서 사이즈는 275㎜를 신으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이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볼의 너비라고 하더군요. 러닝화의 볼이 실제 발보다 좁으면 발이 짓눌려서 물집이 잡히겠지요. 볼이 어디냐구요? 발가락 안쪽 끝(발톱 쪽이 아니라 마디 쪽입니다) 선을 따라 엄지 발가락과 새끼발가락을 연결하면 그 전체 길이가 볼이 됩니다. 보통 러닝화는 사이즈를 먼저 맞추고 볼을 선택할 경우 선택의 폭이 한 두 가지 밖에 없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러닝화는 ‘길이 얼마에 볼의 너비 얼마’ 식으로 규격화처럼 제작됩니다. 길이 한 종류에 4~5가지 볼의 종류를 갖추면 좋겠지만, 생산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네요. 미국 러닝화 뉴밸런스의 기준으로 볼의 종류에는 D, 2E, 4E가 있다고 합니다.(아식스, 나이키 등 러닝화 제작회사 별로 달리 표시된다네요.) D는 발 길이에 비해 볼이 좁은 것이고, 2E는 길이에 비해 볼이 넓고, 4E는 볼이 더 넓은 것입니다. 평균적으로 미국인은 D형에 가깝고, 한국인은 2E형에 가깝다고 하는군요. 저도 2E형입니다. 그럼 러닝화를 선택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치수는 맞는데 볼이 맞지 않을 경우 볼이 맞는 쪽을 선택하라고 선주성 대표는 권합니다. 아디다스의 경우 맞춤형 러닝화를 만들어준다고 하네요.

발 중간에 튀어나온 쇠뭉치 비슷한거 보이시죠. 그게 볼의 너비를 재는 겁니다. 뒷쪽에도 그런 게 있습니다. 왼쪽 분은 런너스클럽 무교동지점의 정민호 지점장입니다.

오른발의 길이를 재는 것입니다. 하나의 장비로 발 길이와 볼의 너비를 함께 잴 수 있습니다.

아마추어에게 필요한 것은 마라톤화가 아니라 러닝화

신발을 용도로 구분하면 훈련용과 경기용, 산악용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훈련용은 러닝화를, 경기용은 마라톤화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라톤화는 전문 선수용이므로 아마추어가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볍고 운동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고안된 반면 발을 보호하는 쿠션은 없습니다. 충격 흡수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이지요. 신발을 두 손으로 잡아 비틀었을 때 의도대로 틀어진다면 경기용 마라톤화입니다. 러닝화는 기본적으로 바닥에 충격을 줄이기 위한 쿠션이 들어 있습니다. 바닥이 두텁고 딱딱하기 때문에 비틀어도 형태가 바뀌지 않습니다.

안정화(靴)는 어떤 것

사람마다 발을 디디는 형태가 다르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 뒤꿈치가 먼저 닿은 뒤 발 앞쪽을 착지하는 과정에서 무게 중심이 발 안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회내(回內·안쪽으로 돈다는 뜻으로 영어단어는 pronation입니다. 이런 경향이 지나치면 무릎 바깥 쪽에 충격이 커서 부상이 올 수 있다고 하네요. 이런 경향을 막기 위해 무게 중심이 안쪽으로 지나치게 쏠리는 것을 막는 장치를 러닝화 바닥에 해놓는답니다. 이것을 안정화라고 합니다. 그럼 자기 발의 특성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풋 프린트(foot print)를 찍어보면 알 수 있는데, (주)런너스클럽에는 풋 프린트를 찍는 장비가 있습니다.

러닝화는 직접 신어보고 골라라

개개인의 발 특성을 파악한 뒤 신발을 고를 수 있는 마라톤 전문매장은 국내에 런너스클럽과 플릿러너 두 곳이 있습니다. 두 곳은 여러 회사의 신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은 편입니다. 최근에는 아식스도 고객이 각자의 특성을 파악한 뒤 러닝화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입니다.

런너스클럽 매장입니다. 오른쪽이 선주성 대표, 왼쪽이 무교동 지점의 정민호씨입니다. 두분 모두 풀코스를 여러 차례 완주한 준 전문가입니다.

달리기를 꾸준히 하겠다면 비용을 아끼지 마라

보호 기능이 충실한 러닝화를 고르려면 최소한 10만원은 들여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습니다. 싸다고 적당히 치수만 맞춰 구입했다간 발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생의 중반에 접어드는 40대 초반. 키 179cm, 체중 92.9㎏의 홍기자가 10월 22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완주에 도전합니다. 춘마도전을 위한 '홍기자의 몸만들기 10개월 작전'을 여러분께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