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학으로 본 알레르기

올바른 코호흡은 건강의 첨병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

‘면역력(免疫力)’은 그대로 병을 면하게 해주는 힘이다. 다시 말해 ‘면역력이 강하다’는 것은 곧 ‘건강하다’는 뜻이다.

아기는 생후 6개월을 넘어서면 모체로부터 받은 면역력이 뚝 떨어진다. 생후 6개월 이전까지는 잔병치레가 없던 아기들도 그 이후부터는 온갖 바이러스의 공격을 막아내기가 힘들어진다.

이제 몸은 자체 면역 시스템을 만들어내는데 생후 6개월부터 만 3세까지 1차 면역형성기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는 성인의 90%에 가까운 면역물질이 아이의 몸에서 생성되어 기본적인 체내 면역체계가 만들어진다. 이때는 앞으로 아이가 자라면서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아토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앓게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즉, 태어나서 36개월까지는 아이들이 성장을 통해 단단한 평생면역체계를 형성해간다. 이 시기의 건강한 면역체계는 일상의 갖가지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활기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불균형한 면역체계일지라도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해 준다면 쉽게 완치될 수 있다. 더불어 몸안에 있는 여러 장기가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룰 수 있고 또한 키 성장이나 뇌 발달도 동시에 잘 이루어진다.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확률 역시 현저히 낮출 수 있다.

그러나 그 시기에 가한 면역력을 형서하지 못했다면 유아 면역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어 저항력이 약한 아이로 클 수 밖에 없다.

3세 이전에 아토피 등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다면 나이에 맞든 만족스런 면역상태가 형성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1차 면역형성기의 면역획득에 실패한 것이므로 사춘기 이전까지의 2차 면역체계를 갖기 위한 기초를 다지는 시기로 면역성장이 꾸준히 이루어 질 수 있더록 환경조절 및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 만약 면역력형성에 실패하면 비염, 천식, 아토피 등의 알레르기 질환과 오랜 시간 전쟁을 치러야 한다.

코 알레르기는 알레르기 질환 중 가장 귀찮은 병으로 꼽힌다. 콧물과 재채기는 물론, 여러 가지 증상들이 쉴 새 없이 몸을 괴롭힌다. 코가 간질간질해서 자주 후비고 눈 결막의 충혈과 가려움증, 코피 등이 나타난다. 심하면 기관지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입호흡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최근 보고된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 열명 중 한명은 코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고, 아이들 열명 중 세명은 코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고 나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입호흡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아이들 코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면역력의 약화는 잘못된 코와 입의 쓰임 곧, 입호흡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알레르기 질환을 겪는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과 입으로 호흡하는 이들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은 서로 다른 현상이 아니라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통해 간단히 살펴보자.
꽃가루 알레르기는 식물의 꽃가루가 원인이 되어 생기는 계절성 알레르기의 하나로 특히, 꽃이 피는 3~4월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코나 눈에 증상이 집중되어 코가 가렵고 재채기에 콧물, 코막힘 그리고 결막충혈이나 간지러움, 잦은 눈물 등 감기와 흡사한 증상을 보인다. 그뿐 아니라 목이나 기관지, 귀, 피부에 염증이나 가려움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머리가 무겁고 권태감 등 불쾌한 기분을 동반하기도 한다.

꽃가루의 성분은 이종단백질의 일종으로 몸속으로 들어오면 외부 침입자로 인식된다. 이때, 건강 파수꾼인 백혈구가 강하면 즉, 면역력이 강하면 어떤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다소의 꽃가루가 침입하더라도 건강한 백혈구가 바로 그 자리에서 소화를 시켜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매 환절기마다 꽃가루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이유는 입으로 호흡하는 버릇에서 기인한 면역력의 약화 때문이다. 물론, 옛날과 달리 오염 물질이 첨가된 꽃가루 단백질의 위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 외부 침입자인 꽃가루는 더욱 광폭해지고 백혈구의 소화력은 점점 약해진다. 게다가 음주와 흡연, 과로 등 백혈구를 필요로 하는 상황은 점점 늘어만 가니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환경오염은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니 일단 차치하고라도 입호흡 습관은 짚고 넘어가야겠다. 입호흡은 개인적인 노력과 주의만 있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도 방치해 두는 이들을 보면 무슨 배짱인가 싶다.

발달된 현대의학도 감기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는 치료제를 아직 개발하지 못한 상태다. 단순히 콧물과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열을 내려 줄 뿐이다. 그러는 동안 우리의 몸이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스스로 낫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때, 몸에 원기가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 나을 듯 나을 듯 좀처럼 낫지 않고 시간만 끌 뿐이다. 병에 저항하는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어떠한 치료제도 효과가 없다. 상처가 났을 때 우리가 흔히 빨간 약이라고 부르는 머큐로크롬을 바른다고 낫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상처부위를 소독하여 감염만 막아줄 뿐, 새살이 돋고 상처가 아무는 것은 인체 스스로 하기 때문이다.

흔히 “약발이 안 받는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이미 체내에 자연치유력, 즉 원기가 면역력과 회복력이 없어져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는 상태다. 이런 사람은 치료기간이 오래가거나 합병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 면역력을 키워 스스로 병을 이기고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강하고 많은 침입자가 있다고 해도 성문이 튼튼하면 성을 사수하기는 쉬워진다. 반면 성문의 빗장이 허술하거나 문이 낡았다면 성은 금세 침입자에게 빼앗기고 말 것이다. 다시 말해 똑같은 외부 자극이 있다고 해도 면역력이 강하면 그 자극에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 코호흡만 바르게 해도 일단 건강의 기본은 챙기는 것이다.

/김남선 영동한의원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남선 영동한의원(코알레르기 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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