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익병의 동안 클럽
⑦ 수줍던 그녀의 빨간 볼은 병?
이지함피부과
함익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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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이리 빨개지는 거야?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 홍조는 얼굴에 있는 혈관이 정상보다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인데 혈관을 늘어나게 하는 원인은 무척 다양하다. 스테로이드가 들어가 있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얼굴에 발라 피부가 얇아지고 피부 밑의 혈관이 늘어나게 되어 발생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되어 피부의 혈관을 싸고 있는 탄력 섬유가 손상돼 혈관이 확장되기도 한다. 또 뜨거운 음식이나 매운 음식, 치즈, 초콜릿 등도 홍조를 유발할 수 있다.
사춘기 시절에는 에스트로젠의 영향으로 얼굴이 쉽게 붉어지기도 하며 감정변화에 의한 홍조가 잘 생기기도 한다. 다른 친구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사소한 자극에 의해서 쉽게 정서적으로 동요가 되는 까닭이다. 이렇게 정서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자율신경이 자극되어서 혈관이 늘어나고 결국 안면 홍조가 나타나게 된다. 정서적으로 과도하게 자극을 받는 경우에는 심리 상담을 통한 치료와 함께 자율 신경의 자극에 의해 혈관이 늘어나는 것을 막아주는 약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술을 마셨을 때도 얼굴이 붉어지는데, 알코올을 마셨을 때 유달리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선천적으로 모자란 까닭이다. 이처럼 알코올 분해 효소가 적은 체질을 갖고 있으면 술을 마셨을 때 안면 홍조가 나타나게 되므로 적당히 조절해 마시거나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어 폐경이 되었을 때도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안면홍조가 잘 나타날 수 있다. 폐경으로 인한 경우는 호르몬 요법에 의해 좋아질 수도 있으며 '클로니딘(Clonidine)'이라는 약물이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오랫동안 여드름이나 피부염을 앓게 되면 후유증으로 안면 홍조가 발생할 수 있으며 혈관 확장제나 칼슘 통로 차단제, 아편, 사이트로스포린, 리팜피신, 트리암시놀론, 니코틴산, 타목시펜, 브로모크립틴 등과 같은 약물도 얼굴에 홍조를 가져온다.
늘어난 혈관을 줄이고 색소는 지우고 혈관레이저와 IPL
여드름이나 주사와 같이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으로 먼저 치료를 한다. 여드름 홍반의 경우도 먼저 홍반치료를 진행한 후 안면홍조 치료를 시작한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늘어난 혈관을 없애기 위한 혈관레이저와 이상 혈관의 혈색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색소레이저(IPL)이다.
혈관레이저나 IPL치료는 보통 4주 간격으로 3~5회 정도 시행하며 심한 정도, 부위, 개인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레이저 치료를 받은 후 몇 주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증상이 점차 호전되며 증상 호전 정도에 따라서 치료 횟수가 결정된다. 혈관이 굵을수록 치료 횟수가 많이 필요하다. 특히 시술 후 딱지가 생기지 않아 세안이나 화장, 운동 등의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자연스럽게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치료와 더불어 안면 홍조증은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을 365일 생활화 해야 하며 심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좋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도 피해야 한다. 간혹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피부연고를 사서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반드시 주의를 요하므로 전문의의 진단과 더불어 약을 이용해야 한다.
혹시 '주사'?
이외에 체질적으로 혈관이 잘 늘어나서 쉽게 얼굴이 붉어지는 주사(rosacea)라는 피부 질환의 초기 단계에서도 안면 홍조가 나타날 수 있다. 주사는 코, 이마, 볼 등에 주로 발생하는 만성적인 피지선의 염증성 질환으로 꼭 술을 마신 것처럼 얼굴이 빨갛게 달아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쉽게 얼굴이 빨개진다. 또한 뺨이나 코 주위에는 혈관들이 많이 늘어나 마치 거미줄이나 지렁이 모양으로 보인다. 여드름과 같은 구진이나 농포들이 얼굴에 솟아 오르며 장기적으로 진행되면 딸기코(주사비 rhinophyma)로 변하게 된다.
이 병이 생기는 까닭은 술 때문만은 아니다. '주사'라는 병명 때문에 술이 원인이지 않을까 지레짐작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 병은 술을 많이 마시는 남자보다 오히려 30~50대의 여자에게 더욱 많이 발생한다. 주사의 원인은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상적으로 피부에 모낭에 기생하는 벌레나 정신적인 스트레스, 내분비계의 이상 그리고 혈관장애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뜨거운 음식, 너무 춥거나 더운 곳에 노출되는 경우, 알코올, 정식전인 스트레스, 강한 태양이나 바람, 그리고 부신피질호르몬제가 함유된 연고의 남용 등이 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일시적으로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는 연고의 사용이다. 호르몬제의 남용은 일시적으로 호전될 수 있으나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나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병은 대개 만성적으로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면서 서서히 나빠지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요즈음은 좋은 약제가 많이 개발되어 있어 치료의 전망은 밝다. 치료법으로는 가벼운 경우에는 바르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며 진행이 된 경우는 경구제를 같이 사용하면 되고, 모세혈관이 늘어난 부분은 레이저로 없애주면 된다. 그리고 앞에서 열거한 악화요인들을 항상 주의하면서 생활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 함익병·이지함 피부과(이대본원) 원장
입력 : 2006.08.22 10:09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