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설명하는 약물 이야기
살 빼는 약, 어떤 종류 있을까?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
소화기계 약물
“이렇게 하니 빠지더라, 저렇게 하니까 효과 좋더라” 다이어트 방법에 대한 갖가지 이야기가 많다. 이 중 살 빼는 약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살 빼는 약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비만 치료 약물은 크게 ‘식이 지방 흡수 차단제’와 ‘식욕억제제’ 그리고 ‘위 배출 시간 지연제’ 등이 있다.
식이 지방 흡수 차단제
대표적인 지방 흡수 차단제 ‘제니칼Ⓡ(orlistat)’이 있다. 이 약은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lipase) 작용을 막는다. 섭취한 음식 중 지방 약 30%를 흡수하지 못하게 한다. 방귀 나올 때 실수(?)를 경험할 수도 있고, 지용성 비타민은 지방과 함께 흡수되기 때문에 비타민 결핍이 나타날 수 있다. 사람마다 식생활이 많이 달라 비만의 타입에 따른 올바른 선택이 필요하다.
식욕억제제
식욕억제제는 공복감을 조절하는 신경계 부분을 억제한다. ‘펜터민Ⓡ(phentermine)’은 뇌의 시상하부에 영향을 주어 식욕을 억제한다. 입 마름의 불편함이 흔하고 현기증, 호흡곤란, 불면, 변비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먹는 약은 내성으로 거식 효과가 생길 수 있어 보통 12주 기간을 둔다. 치료 1개월 동안 약 2㎏ 이상의 체중 감소가 없다면 효과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콘트라브Ⓡ(buproion, naltrexone)’ 복합 약물은 도파민 활동을 증가시키고 뇌의 아편 수용체를 차단하여 식욕을 줄여준다. 이 약물도 약 4개월 동안 체중 감소가 약 5% 이하면 중단하는 것이 좋다.
위 배출 시간 지연제
‘삭센다Ⓡ(liraglutide; GLP-1 agonist)’ 주사는 원래 당뇨치료제로 개발되었다. 치료받던 환자의 체중이 감소하는 부작용을 확인, 비만 치료제로 바뀌었다. 삭센다Ⓡ는 뇌의 식욕 중추에 작용해 포만감을 빨리 일으켜 식욕을 감소시킨다. 또한, 위 배출 시간을 지연시켜 조금만 먹어도 위에 부담이 되도록 한다. 16주간 투여해도 최소 4% 체중감량이 없다면, 다이어트 치료 효과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삭센다와 비슷한 ‘위고비Ⓡ’라는 약도 출시되었다. 체중 감소 효과가 크고 자주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는 장점으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시판되지 않았고 비싸다.
사실 위에 설명한 약들의 다이어트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논란도 많다. 아무리 효과가 좋더라도 약은 보조일 뿐이다. 약을 사용하기 전 ‘사람마다 대사량 차이는 있지만, 물만 먹어도 살찌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