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왕 최봉춘 칼럼
허리 수술, 두 번은 무리… ‘꼬리뼈내시경술’이 효자
세연마취통증의학과의원
최봉춘 원장
고령화 사회 진입과 레저 활동 증가 등으로 척추의 퇴행성 질환 및 디스크 환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관련 치료와 수술이 많아지면서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의사는 수술이 잘되었다고 하는데, 여전히 통증이 지속되면 환자와 가족들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의료계는 위와 같은 ‘수술 후 통증증후군’ 사례를 전체 수술 환자의 20%까지 추산한다. 이처럼 수술 후에도 통증이 멈추지 않는 건 환부가 아물면서 척추신경에 달라붙는 유착 현상 때문이다. 신경이 자극을 받고, 염증이 생겨 통증이 따라온다.
하지만 재수술을 하는 것은 좋은 결과를 장담하기도 어렵고, 이미 큰 결심을 하고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엄청난 고민을 안겨준다. 다행히 최근에는 수술 후에 통증이 남았어도 비수술적 치료가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본원이 2010년 국내에 처음 도입한 ‘꼬리뼈내시경술’이다.
‘꼬리뼈내시경술’은 엉덩이 꼬리뼈 부분을 국소 마취해 지름 1㎜ 초소형 내시경 카메라를 삽입한다. 내시경이 들어가는 곳은 척추신경을 싸고 있는 경막외강이다. 이 부위는 딱 정밀한 내시경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나 있어 내부를 보면서 약물을 주입할 수 있다. 주변 신경과 조직을 건드릴 위험도 거의 없어 매우 안전하다. 1996년에는 미국 FDA 승인도 받았다.
‘꼬리뼈내시경술’은 간단한 국소 마취와 최소 침습으로 시술 시간이 30분에 불과하다. 1~2일 입원하면 일상에 복귀할 수 있어 직장인 등 바쁜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전신마취가 없고 절개를 하지 않아 당뇨와 고혈압 등 전신질환자와 고령자에게도 추천된다.
특히 MRI 검사로도 보이지 않는 신경 염증과 신경 유착 등 숨겨진 통증 원인을 찾아내 각광을 받는다. 본원 시술 초기에는 통증의 원인을 몰라 30년간 아팠던 환자를 30분 시술로 치료하기도 했다.
또한 본원 첫 시술 다음 해인 2011년에 그 임상 결과를 대한통증학회에 발표했는데, 2회 이상 신경차단술 또는 신경성형술을 받은 환자에게 ‘꼬리뼈내시경술’을 시행한 결과, 85.3%의 환자에게서 통증 감소가 확인되었다.
서두에 말한 대로 고령화 사회 진입과 레저 활동 증가 등으로 해마다 척추 환자는 늘어날 것이다. 부디 성급한 수술을 결정하지 말고 여러 전문의와 상담해 볼 것을 권하며, 이미 수술을 받고 통증이 재발했더라도 비수술 치료를 우선하시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