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설명하는 약물 이야기
항응고제, 어떻게 피를 멈추게 할까?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
혈액-면역계 약물
일반인에게 ‘혈액 응고’와 ‘항응고제’의 기전은 이해하기 복잡하고 어렵다. 하지만, 지혈 과정을 일종의 도로 보수 과정이라 생각하면 쉽다.

하지만, 인체는 피가 묽어져야 할 때도 있다. 혈소판 응집 억제제(platelet aggregation inhibitors)는 말 그대로 도로 보수 차량(혈소판)을 멍청하게 만들어 항응고 효과 즉, 피가 묽어지는 효과를 발휘한다. 심근경색과 뇌경색은 관상동맥, 뇌동맥이 막힐 때 발생하는 대표적인 혈관성 질환이다. 이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혈소판 부착 저해’ ‘응고 연쇄 반응 억제’ 두 종류의 약물을 사용한다.
아스피린
아스피린(aspirin, acetylsalicylic acid)은 사이클로옥시제나제(cyclooxygenase; COX) 효소 작용을 억제한다. COX 작용이 억제되면 혈소판 응집이 줄어들고 프로스타글란딘(PG)과 관련된 항염, 해열, 진통 작용을 나타낸다. 아스피린은 혈소판 기능을 비가역적으로 억제하는 유일한 약물로 진통제, 뇌-심장의 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많이 사용된다. 아스피린복용으로 출혈 시간이 약 7~10일 동안 연장될 수 있어 위장관 출혈(GI bleeding)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클로피도그렐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 Plavix??)은 혈소판 ADP 수용체를 변형시켜 혈소판의 응집을 방해한다. 또한, 응고 과정에서 피브리노겐과 GP IIb/IIIa의 결합(응고 과정)을 억제한다. 즉, ‘혈소판 부착’과 ‘응고 과정’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는 약제다. 치료 중지 후 약 3~5일의 회복 시간이 필요한 약으로 아스피린보다 부작용이 적고 사용 중지 후 회복 시간이 짧다.
이런 약물을 먹고 있는 환자가 수술이 잡히면 약 4~7일 약을 끊어 혈소판 기능이 회복되도록 기다려야 한다. 만약, 그럴 시간이 없는 응급수술이라면 어쩔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