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짧으면 발음이 안 좋을 거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발음엔 혀의 길이뿐만 아니라 턱과 치아의 구조 및 설소대의 길이 모두가 영향을 끼친다.
발음의 핵심은 혀의 위치다. 혀가 구강 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ㄴ'과 같은 비음을 정확하게 발음하려면 혓바닥이 입천장에 닿아야 한다. 유독 'ㅅ' 발음이 어려운 이유는 혀가 바쁘게 움직여야 해서다. 대다수 'ㅅ' 발음은 혀끝을 윗잇몸에 가까이 댄 다음 좁혀진 틈 사이로 숨을 내뱉어 마찰음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그러므로 발음을 잘하려면 혀가 입 안 곳곳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혀의 절대적인 길이가 짧으면 발음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혀의 길이가 그다지 짧지 않은데 발음이 좋지 않다면 설소대가 짧을 가능성이 크다. 설소대는 입의 바닥에서 혀를 잡고 있는 근육이다. 혀끝을 입천장에 댔을 때 눈으로 볼 수 있으며 얇은 막처럼 생겼다. 길이가 짧으면 그만큼 혀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므로 발음하기 어려워진다. 또, 혀의 바닥과 혀가 맞닿아 있는 면적이 늘면서 설태가 증가해 입 냄새가 심해질 수 있다.
하관 구조 역시 발음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턱이 돌출되면 그만큼 혀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도 늘어나기 때문에 발음이 어눌해질 수 있다. 또 치아 사이가 벌어져 있으면 공기가 새어나가기 때문에 역시 발음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발음은 연습할수록 좋아진다. 혀도 근육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크게 겉 근육은 혀를 움직이는 데 관여하며 속 근육은 혀가 움직일 때 알맞은 모양이 되도록 변화시킨다. 발음을 개선하려면 이러한 혀의 근육들이 움직이면서 닿는 곳마다 어떤 소리가 나는지 알 필요가 있다. 녹음기 앞에서 천천히 큰 목소리로 말해보며 발음을 분석해 보는 게 도움이 된다.
만약 설소대가 지나치게 짧다면 절제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설소대 절제술은 비교적 어릴 때 시도하는 경우가 많지만 혀를 움직이는 데 저항감을 느낀다면 성인도 받을 수 있다. 비교적 간단하고 부작용 역시 적다. 다만 성인은 그동안 발음하면서 형성해온 나름의 조음점이 있으므로 설소대를 절제한다고 바로 발음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때문에 언어 치료 등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