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 드러낸 '스키니진'... 조이는만큼 해롭다

|2006/06/23 18:59


요즘 여성들 사이에서 최고의 유행 패션은 ‘란제리룩’과 ‘스키니진’이다.

란제리룩은 속옷과 같은 겉옷을 말하거나, 아예 속옷을 겉옷과 함께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패션을 말한다. 스키니진은 마치 피부처럼(skinny) 몸에 들러붙는 청바지로, 봄부터 슬슬 유행을 타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한껏 몸매를 드러내며 섹시함을 강조한 이들 첨단 패션은 그러나 ‘노출’과 ‘타이트한 압박’ 때문에 때론 건강의 적이 될 수 있다. 

스키니진 즐겨 입다 생리 불순이 웬말?
요즘 백화점에는 44사이즈의 스키니진이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그나마 55사이즈도 10년 전에 비하면 44사이즈처럼 작아졌다는 것이 중년 주부들의 공통적인 불만. 이러다보니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몸에 옷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옷에 몸을 맞추는 일도 다반사다. 때론 살을 압축(?)시키기 위해 코르셋이나 체형보정용 속옷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성균관의대 제일병원 가정의학과 주일우 교수는 “꽉 끼는 청바지는 손목을 꽉 조이고 계속 누르면 손바닥이 하얗게 되면서 피가 통하지 않아 저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외부의 강한 압박을 오랫동안 받을 경우, 혈액순환의 장애를 가져와 소화불량, 복통이나 변비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키니진으로 인해 하체에 압박이 가해지게 되면 신장 이하에 위치하는 자궁, 대장, 방광 등의 하복부 장기의 작용도 함께 방해 받는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비뇨생식기 계통이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손인숙 교수는 “꽉 끼는 옷은 질이나 자궁의 혈액순환을 방해해서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며 “남성의 경우는 여성과 달리 생식기가 외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더 직접적으로 작용해, 생식 능력이 떨어지거나 각종 전립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다이어트를 해서 힘겹게 살을 뺀 경우, 날씬한 몸매 자랑하려다 오히려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날씬해 보이려고 입었다가 오히려 다이어트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하지방의 셀룰라이트가 유발되거나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외출 후, 장딴지 근육들을 이완시켜주는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반드시 해 주어야 한다. 또 하체 쪽에 혈액을 집중시켜 줄 수 있는 반신욕이나 익모초차, 두충차 등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한방차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란제리 룩 즐기다 등 여드름 악화돼
란제리룩은 소매가 없고 등과 목선이 많이 파인 형태의 옷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어깨와 등, 목 부위는 자외선 등의 외부환경에 그대로 노출된다. 햇볕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면 등 쪽에 일광화상을 입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여드름이다.

맑은 얼굴 참진한의원 이진혁 원장은 “등 여드름의 경우 위쪽에 주로 생기는데, 등 노출이 심한 란제리룩을 입고 장시간 외출시 외부의 자외선이나 대기 오염 물질, 땀 등의 물리적인 자극에 의해 상태가 더 악화되기 쉽다”며 “평상시 자극에 예민한 피부라면 란제리룩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