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향담배, 흡연 유인… 흡연자로 남을 확률 1.4배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2017/09/04 14:49

질병관리본부, 국내 연구로 입증

▲ 가향담배의 일종인 캡슐담배. 캡슐을 터뜨리면 멘톨·과일·커피향 등이 난다/사진=헬스조선 기자

가향담배가 흡연 시도를 쉽게 하고, 흡연자로 남도록 유인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향담배란 담배 특유의 독하고 매캐한 향 대신 특정한 맛과 향이 나도록 설탕 및 감미료(포도당, 당밀, 벌꿀 등), 멘톨, 바닐린, 계피, 생강 등을 첨가한 담배다.

질병관리본부가 연세대 김희진 보건대학원 교수에 의뢰한 '가향담배가 흡연시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13~39세 젊은 현재흡연자 중 65%는 가향담배를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흡연시작 연령에 해당하는 젊은 층과 여성의 사용률이 매우 높았다.​ 현재흡연자 중 여성(73.1%)이 남성(58.3%)보다 가향담배 사용률이 높았고, 연령별로는 남성 13~18세(68.3%), 여성 19~24세(82.7%)에서 가장 높았다. 여성의 경우 20대 초반이 13~18세(65.4%)보다 가향담배 사용이 높은 이유를 심층 면접한 결과, 청소년기 강한 이미지 형성을 위해 일반담배를 선택했으나 성인이 되면서 가향담배로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한두 모금 피움)한 경우 일반담배에 비해 현재흡연자일 확률이 1.4배로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흡연경험자 중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한 후 가향담배를 계속 사용한 확률은 일반담배로 시작하여 가향담배를 사용한 확률의 10.4배였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해 현재도 가향담배를 흡연하는 경우는 70%에 달하는 반면, 일반담배로 시작해 현재 일반담배를 흡연하는 경우는 40% 수준이었다.

흡연경험자의 70% 이상이 담배의 '향'이 흡연을 처음 시도하는데 영향을 주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가향담배를 선택한 이유는 ▲향이 마음에 들어서 ▲​신체적 불편함(기침,목 이물감)을 없애서 ▲​냄새를 없애줘서 순이었다. 가향담배가 흡연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또 가향담배가 흡연폐해 및 건강경고 인식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향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에 대해 '분명히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비흡연자 73.4%, 일반담배 흡연자 54.2%, 가향담배 흡연자 49.9%였다.

질병관리본부 오경원 과장는 “담배 연기의 거칠고 불편한 자극적인 특성은 초기 흡연시도 단계에서 장벽으로 작용하는데, 가향담배는 이러한 자극적 특성을 숨김으로써, 일반담배보다 흡연시도를 쉽게 하고 흡연을 유지하도록 유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임숙영 과장)는 “가향담배의 높은 흡연 유인 효과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입증된 사항으로, 국내적으로도 이를 다시 한번 확인한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비가격 금연정책'에서 밝힌 계획에 따라 기획재정부, 식약처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구체적인 입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