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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락스를 섭취했을 경우 억지로 구토를 유발해서는 안 되며,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서울 용산구 유명 횟집에서 초밥용 식초인 ‘초대리’ 대신 락스를 제공해 논란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락스를 섭취했을 경우 억지로 구토를 유발해서는 안 되며,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작성자 A씨는 스레드에 “용산의 한 횟집에서 회와 초밥을 주문했는데 함께 나온 초대리를 밥에 섞는 순간 걸레 냄새가 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슨 냄새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락스였다”며 “식초와 통을 바꿔놓은 것이 잘못 나간 것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용산구청 위생과에 관련 신고를 접수했으며, 9일 오전 구청에서 해당 식당 점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횟집 측은 SNS에 자필 사과문을 게시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위생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표백용 화학제품인 락스를 실제로 섭취했을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응급의학과 최호성 전문의는 “가정용 락스의 주성분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은 강알칼리성 물질로, 섭취하면 구강과 식도, 위장관 점막에 심각한 화학적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입안과 목의 타는 듯한 통증, 심한 복통, 구역질과 구토, 침 흘림 등이다.

원액이 아닌 희석된 락스를 아주 소량 마셨을 경우 일시적인 위장관 자극이나 경미한 통증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정확한 섭취량과 농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초기 증상이 가볍더라도 식도나 위 점막 손상이 서서히 진행될 수 있어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

락스를 섭취했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행동에 대해, 최호성 전문의는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은 억지로 손가락을 넣어 구토를 유발하는 것”이라며 “토사물이 역류하는 과정에서 강알칼리성 물질이 식도와 인후두 점막에 2차 화상을 입혀 조직 손상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토물이 기도로 넘어갈 경우 치명적인 흡인성 폐렴이나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락스를 중화시키겠다며 식초나 레몬주스 같은 산성 물질을 먹는 행동도 위험하다. 체내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나면서 열이 발생해 위장관 조직에 추가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물이나 우유를 마시는 것도 구토를 유발해 기도 흡인과 식도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이 같은 이유로 병원 방문 후에도 위세척은 권장되지 않는다.

최호성 전문의는 “락스를 섭취했을 경우 금식 상태에서 빠르게 병원을 방문하고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손상 여부를 확인한 뒤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유일하고 안전한 대처법”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 하다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