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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한 소스통, 애벌레… 마라탕엔 무슨 일이?[불량음식]

강수연 기자

식약처 '단골' 적발 대상… 수분 많은 채소 '양심적 관리'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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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식약처 위생점검에서 적발된 ​마라탕 업체다. 재료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널브러져 있는 모습.(왼쪽) 2019년 식약처 위생점검에서 적발된 마라탕 업체의 주방 사진이다.(오른쪽)/사진=식약처 제공


"3~6개월 동안 소스통 청소를 안 하고, 1년 동안 환풍구 청소를 하지 않으면 그렇게 지저분한 상태가 된다"

서울 종로의 마라탕집 점주 A씨에 그동안 언론에 보도됐던 일부 마라탕 업체의 위생상태에 관해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불결한 소스통 등 몇몇 마라탕 음식점의 위생상태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위생점검에서도 드러났다. 지난달 식약처가 마라탕 업체 등을 대상으로 위생점검을 실시한 결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51곳이 적발됐다. 적발업소 중엔 마라탕집이 29곳으로 가장 많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마라탕, 양꼬치, 치킨 등 배달음식전문점 조사 대상 가운데 마라탕 업소가 가장 많았다"며 "원료보관 위생상태가 불량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경우, 환풍구 기름때 등 주방상태가 불청결한 경우, 소스류 뚜껑을 열어두고 방치해 보관하는 경우 등의 적발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 2019년에도 마라탕 업체와 마라탕 원료를 생산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위생 점검을 실시했는데, 그때도 63곳 중 37곳이 적발됐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수입신고 하지 않은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기한 표시도 하지 않은 채로 마라탕 음식점에 판매하다 적발된 사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건두부 제품 제조 ▲튀김기 등 기계와 환풍기 등 조리 시설 전반이 불결한 상태에서 음식 조리 ▲제조연월일 미표시 제품 사용 등이었다. 이에 대해 점주 A씨는 “마라탕을 판매하는 음식점 중 위생관리를 소홀히 하는 음식점이 있는 것은 분명 맞다”라면서도 “그러나 모든 마라탕집 위생이 좋지 않은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 건 억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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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에서 애벌레가 나왔다는 글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원료를 보관하거나 조리하면 애벌레 등의 이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커진다.(왼쪽) 지난 2019년 식약처 위생점검에서 적발된 마라탕 업체. 조리장 내 후드에 먼지와 기름때가 쌓여 있다. (오른쪽)/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식약처 제공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원료를 보관하거나 조리하면 애벌레 등의 이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커진다. 강원대 식품생명공학과 오덕환 교수(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부회장)는 "마라탕 속 이물 사고의 가장 보편적인 원인은 원재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다"며 "원재료를 오남용으로 보관하는 것 외에도 올바른 방법으로 재료를 전처리하지 않으면 나타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마라탕은 주재료로 다양한 채소를 사용하는데, 이같은 재료를 꼼꼼히 세척하지 않을 때 이물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배춧잎에서 흔히 발견되는 애벌레가 대표적이다. 용산구에서 마라탕집을 운영하는 점주 B씨는 "아무리 세척한들 배추 속잎에 있는 애벌레까지 하나하나 다 잡아내긴 힘들다"며 "애벌레가 마라탕에서 나오는 경우는 다소 흔하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손님들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넘어가 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덕환 교수는 “마라탕에 쓰이는 채소들은 수분이 많아 상하기 쉬운 재료”라며 “음식의 안전성과 신선도가 음식의 품질을 결정하는 만큼 식재료들을 항상 꼼꼼하게 세척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생점검에선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신선하지 않은 재료를 이용해 조리하는 업체들도 적발됐다. 이러한 행위는 식중독 위험을 높인다. 서울여대 식품응용시스템학부 강태선 교수는 "가령 배추 밑이 썩었는데 그냥 쳐내고 사용하는 등 원래는 버려야 하는 재료를 사용하거나 유통기한 지난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등의 사례가 그 사례”라며 “제조년월일을 표시하지 않은 재료를 들여와 마라탕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당연히 어느 재료건 유통기한 또는 소비기한이 있어야 하고, 표시가 없다고 하면 보관 자체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식품을 안전하게 유지하려면 유통기한이나 소비기한과 함께 제품의 특성에 맞게 설정된 보관기준(냉장·냉동·실온)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만일 냉장 제품이 개봉되거나 적정온도를 벗어난 상태로 보관됐다면, 제품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식약처는 이번 위생점검에 적발된 업소에 대해 별도의 처분을 내리고 6개월 이내에 위생점검을 다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달앱상에서도 해당 내용을 표시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위생점검과 같은 불시점검 등으로 위생이 좋지 않은 음식점에 대해 별도의 처분을 내리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식품위생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며 “물건이 들어오면 유통기한 등 식품표시사항을 확인하고, 모든 식재료를 올바른 방법으로 세척해 적정 온도에 맞게 보관하는 게 옳지만 이를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매번 감시하긴 어려워 여타 다른 음식점처럼 점주의 양심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