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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행동을 따라 한다. 상대방이 손가락으로 책상이나 휴대전화를 두드리면, 나도 모르게 그 행동을 모방하게 되는 식이다. 그러나 경계성 인격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모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경계성 인격 장애는 사람마다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지만, 감정적 반응이 격렬하고, 기분이 급변하며,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보통의 특징이다. 특정 타인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긍정적이다가도 한순간에 완전히 부정적으로 뒤바뀌기도 해, 안정적인 관계를 맺는 데에 어려움을 느낀다. 버림받는 것에 대해 극도의 두려움을 느끼거나 감각이 예민하고, 뚜렷한 자아상을 지니고 있지 않은 것도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이에 이탈리아·덴마크 국제 합동 연구팀은 경계성 인격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타인과 협력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을 상대방에게 맞추는 일에 미숙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 가설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경계성 인격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일반인 총 206명을 모아, 상대방이 손가락을 두드리는 행위를 할 때 이를 똑같이 따라 하게 하는 실험을 기획했다. 타인의 움직임을 따라 하려면 상대방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상대의 미래 움직임을 예측해 이를 반영해야 한다.


연구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24세였으며, 참여자들은 모니터 속의 가상 상대방이 손가락을 두드릴 때마다 스페이스바를 누르는 방식으로 실험에 참여했다. 실험이 끝난 후 참여자들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상대방의 움직임과 자신이 움직임이 어느 정도 일치했는지와 상대방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평가했다.

결과를 분석했더니, 경계성 인격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상대방과의 행동 일치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실험 이후에 이어진 설문에서도 이들은 상대방과 자신의 행동 일치율을 낮게 평가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더 강하게 느끼는 편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경계성 인격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타인과의 협력에 필요한 ‘사회적 인지’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Personality Disorders: Theory, Research, and Treatment’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