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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20대 여성이 자신에게 생긴 증상을 단순 피로로 인한 것으로 오인했다가 갑상선암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미국 여성 레이첼 크리스텐슨(23)은 평소 극심한 피로와 불안감에 시달리기 시작했으나, 자신의 바쁜 일정이 원인이라고 생각해 이를 무시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목에 혹이 생긴 것도 발견했으나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그냥 넘겨버렸다.
9개월이 지난 2024년 3월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크리스텐슨은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만나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받았다. 림프절 세 개가 부어오른 것이 확인돼 조직 검사를 실시했고, 가장 흔한 형태의 갑상선암인 유두상 갑상선암(PTC)으로 진단됐다. 암이 림프절까지 전이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고,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며 “나는 심각한 건강염려증이 있어 진단 결과를 봤을 때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크리스텐슨은 갑상선과 영향을 받은 림프절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며, 의료진은 그의 갑상선과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했다. 그는 “몸 상태는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지만, 그 모든 시련에도 불구하고, 처음 진단받았을 때보다 지금이 더 건강하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바에 따르면 그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고, 갑상선 수치를 관리하기 위해 몇 주마다 혈액 검사를 받고 있다.
갑상선은 목 전면에 튀어나와 있는 울대에 위치한 나비 모양 기관이다. 여기서 분비되는 갑상선호르몬은 인체 대사 과정을 촉진해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암은 우리나라에서 2021, 2022년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으로,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정도는 갑상선에 혹을 가지고 있고, 그중 5%는 갑상선암일 것으로 추정된다.
갑상선암은 최근 발병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202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2022년 국내에서 늘어난 갑상선암 환자 비율은 11%가량이다. 이 가운데 남성 환자는 23.4%, 여성 환자는 8% 늘어났다. 미국에서도 1973년부터 2002년 사이 모든 연령대에서 갑상선암 발병률이 240%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환경 오염 물질과 비만율 증가, 그리고 질병 조기 검사가 보편화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작은 갑상선암이 발견되면서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은 초기에는 아프지 않고 증상이 크게 없어 건강검진 초음파 등으로 우연히 발견하거나,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이 있는 부위와 그 근처에서 단단하지만 아프지 않은 혹이 만져지거나, 음성 변화, 호흡 곤란, 성대 마비, 연하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갑상선 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갑상선암으로 갑상선 호르몬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크리스텐스의 경우와 같이 피로감이 늘고 무기력감, 체중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암은 종류에 따라 예후가 다르지만, 갑상선암의 80~90%를 차지하는 유두상 갑상선암의 경우 치료가 잘 되고 완치율도 높다. 하지만 폐나 뼈 등 전신의 각 장기로 암이 퍼진 경우에는 암이 갑상선에 국한된 경우보다 예후가 좋지 않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검진받아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