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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4세 여자아이가 독감 바이러스로 인한 희귀 합병증을 앓게 되자, 부모가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사진=더선
영국의 4세 여자아이가 독감 바이러스로 인한 희귀 합병증을 앓게 되자, 부모가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영국 더선 등에 따르면 시엔나 더니언(4)는 지난달 16일 “몸이 춥다”며 가벼운 피로와 미열을 호소했다가, 이틀 만에 상태가 악화돼 응급실로 옮겨졌다. 검사 결과,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희귀 뇌 질환인 급성 괴사성 뇌염(ANE) 진단을 받았다.

ANE는 면역 체계가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에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독소와 박테리아가 조직을 파괴하면서 뇌를 포함한 신체 전반에 심한 염증과 조직 손상을 일으킨다. 평생 장애를 갖게 되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시엔나는 혈장 교환이라는 혈액 정화 치료를 받았지만 젖산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응급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된 장을 확인해 장의 60%를 제거했다. 의료진은 “깨어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면서 “다시 걷거나 말하거나 먹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시엔나는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시엔나의 부모는 “아이에게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후회된다”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우려로 독감백신도 접종하지 않았는데, 그 결정이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르게 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른 부모들을 향해 “지금이라도 독감백신을 맞히라”고 호소했다. 현재 부모는 고액의 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부모가 강조한 독감백신의 목적은 감염 자체를 막는 것뿐 아니라 특히 고위험군의 심각한 합병증을 줄이는 데 있다. 폐렴, 호흡부전 등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국내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 심장질환, 폐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임산부, 영유아 및 소아, 면역저하자, 의료기관 및 요양시설 종사자는 매년 독감백신 접종이 강하게 권고된다.

한 번 독감을 앓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독감은 다른 유형의 A형이나 B형 바이러스에 재감염될 수 있으며, 독감백신은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에 동시에 대비하도록 설계돼 있다. 독감백신은 건강한 성인에서 70~90%의 발병 예방효과가 있으며,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는 발병 예방효과가 40%로 다소 낮지만, 입원을 예방하는 데 50~60%, 사망을 예방하는 데는 80% 정도의 효과가 있어 고위험군에서는 접종이 특히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