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간 정치적 성향 차이가 관계 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와 UC버클리 연구진은 2020년부터 2022년 사이에 수집된 개인 4000여 명, 커플 500여 쌍의 데이터를 분석해 정치적 차이가 연애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전체 커플의 약 23%는 정당 지지나 정치 이념이 달랐다. 그중에서도 민주당·공화당처럼 큰 틀에서 서로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커플은 8% 미만이었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정치적으로 비슷한 사람끼리 관계를 맺는 '정치적 동질성' 경향이 뚜렷하다"고 했다.
가장 주목된 부분은 '실제 차이'보다 '다르다고 느끼는 정도'가 관계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정치 성향이 얼마나 다른지보다 상대를 정치적으로 멀게 느낄수록 만족도와 친밀감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다만 연구진은 "이 변화는 관계를 크게 흔들 정도는 아니고, 아주 작은 감소 수준"이라고 했다. 실제로 관계의 성공에는 신뢰, 의사소통, 공감 등 정치 외 요소들이 훨씬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에서는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완충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표현이나 상대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정치적 차이가 주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연구진은 "정치는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주제지만, 관계의 핵심은 여전히 신뢰·의사소통·상호 존중 같은 요소"라며 "정치적 차이가 있다고 해서 관계가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다만 이번 연구가 미국을 기반으로 한 분석이기 때문에, 다당제가 일반적인 다른 국가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심리학회가 발행하는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