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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추위로 몸살이 났을 때, 진통제 한 알이면 컨디션이 금세 돌아온다. 두통이나 생리통을 잡으려 하루에 여러 알을 연거푸 복용하기도 한다.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 같은 약이지만, 과다 복용 시 꽤 심한 부작용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진통제는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로 나뉜다. 이중 우리가 흔히 먹는 것은 비마약성 진통제다. 크게 아세트아미노펜 진통제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NSAID)로 나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1일 최대 복용량이 4000mg이다. 과다 복용하면 간 독성 때문에 급성간염이 생길 수 있다. 간염은 그 자체로도 몸에 해롭지만, 코로나 19나 독감 등 질병 때문에 진통제를 먹다가 간염이 생긴 경우라면 간염 탓에 항생제를 제대로 쓰지 못할 수 있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간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 급성 간부전 연구 그룹이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은 급성 간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전체 사례의 45.8%를 차지했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덱시부프로펜 등 NSAID는 성분에 따라 최대 복용량이 조금씩 다르다. 이부프로펜은 3200mg, 덱시부프로펜은 1200mg, 나프록센은 1250mg이다. 과다 복용하면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이 생길 수 있다. NSAID는 통증을 유발하는 생리 활성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방해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산 분비가 증가하고, 점막을 보호하는 점액 분비가 줄어든다. 이에 위 방어막이 약해져 위점막 손상이 일어나더라도, 약의 진통 효과 때문에 이상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콩팥에 무리를 줄 수도 있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한승석 교수는 과거 대한신장학회 유튜브 채널 ‘내 신장이 콩팥콩팥’에서 “NSAID의 염증 억제 기전이 콩팥 혈류를 방해해 콩팥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진통제를 먹기 전 반드시 의사와 상의부터 해야 한다.

두 가지 유형의 진통제 모두 과다 복용하면 청력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샤론 커한 교수팀이 1995년부터 2009년까지 31~48세 여성 간호사 6만 2261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진통제(이부프로펜·아세트아미노펜)를 복용하는 횟수와 청력 이상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의 16.1%(1만 12명)에게서 청력 이상이 발견됐다. 청력 이상이 생길 위험은 진통제를 1주일에 1회 미만 복용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 1주일에 2~3회 복용하는 사람이 17~20%, 1주일에 4~5회 복용하는 사람이 28~29% 컸다.

한 유형의 진통제를 복용했는데도 통증이 여전하다면, 같은 종류의 약을 또 먹을 것이 아니라 다른 계열 진통제를 먹어야 한다. 이때도 두 시간 정도의 시간 간격은 둬야 한다. 집에 한 계열 진통제밖에 없다면 아세트아미노펜끼리는 네 시간 이상,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끼리는 여섯 시간 이상 복용 간격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용 설명서를 읽은 다음 상한 복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