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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치료(근관치료)가 혈당과 지방 대사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신경치료(근관치료)가 혈당과 지방 대사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은 치아 신경치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치근단 치주염 환자 65명을 대상으로 신경치료 전후의 혈액 변화를 2년간 추적 관찰한 것이다. 치근단 치주염은 치아 뿌리 끝에 세균 감염으로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시술 전과 3개월, 6개월, 1년, 2년 시점에서 혈액을 채취한 뒤, 핵자기공명 분석(자기장을 이용해 혈액 속 대사물질을 정밀 측정하는 방법)을 이용해 포도당과 아미노산, 지방산 등 다양한 대사물질의 변화를 확인했다. 또한 대사증후군 지표인 혈당과 지질 수치, 염증 지표, 혈액과 근관(치아 뿌리 안에 있는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통로) 내 미생물 구성과의 연관성도 함께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신경치료 3개월 뒤에는 염증과 관련된 분지사슬아미노산(BCAA) 수치가 줄어 염증 부담이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콜레스테롤과 지방산 같은 지질 수치도 단기간에 감소했다. 또한 2년 후에는 포도당과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인 피루브산이 함께 낮아져 혈당 조절이 더 원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트립토판이 증가한 점도 확인됐는데, 트립토판은 세로토닌 등 여러 생리물질을 만드는 데 쓰이는 아미노산으로 면역·장 기능과도 관련된 물질이다.

연구팀은 “성공적인 신경치료가 혈당과 지방 대사 개선뿐 아니라 전신 염증 감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구강 내 염증이 혈액과 근관 미생물 환경에 영향을 주고, 이 미생물 구성 변화가 대사 지표와 긴밀하게 연결된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대상자가 65명으로 많지 않고 단일 국가에서 수행된 연구라는 점에서 더 큰 규모의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에 지난 1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