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고구마 싹에는 감자 싹과 달리 독성 물질이 없고, 오히려 영양학적으로 이로운 성분이 들어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구마의 계절이 돌아왔다. 보관 중인 고구마에서 싹을 발견했을 때 먹어도 될까? 같은 구황작물인 감자의 싹에는 독성 성분 ‘솔라닌’이 들어 있어, 고민될 수 있다.

고구마에 난 싹은 먹어도 괜찮다. 고구마 싹에는 감자 싹과 달리 독성 물질이 없고, 오히려 영양학적으로 이로운 성분이 들어 있다. 고구마 싹은 영양가가 높은 고구마순(고구마 줄기)의 일부로,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 등을 함유하고 있다. 다만 싹은 아직 어린 줄기이기 때문에, 자란 고구마순보다 영양소 함량은 다소 낮을 수 있다.

싹이 더 자라 줄기가 되면 고구마순이 된다. 고구마순은 항염증·항당뇨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진흥청 연구팀이 고구마 끝순(어린잎을 포함한 줄기 끝부분)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 추출물을 쥐 대식세포에 주입한 결과, 염증 반응이 일어날 때 생기는 산화질소 발생량이 최대 76.8%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식후 혈당을 높이는 당 분해 효소의 활성도 최대 81%까지 억제됐다.

고구마순에는 루테인, 베타카로틴, 안토시아닌 성분도 풍부하다. 루테인은 나이가 들며 감소하는 황반 색소 밀도를 유지해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 베타카로틴과 안토시아닌은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로, 세포 손상을 줄이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겉은 붉고 속은 주황색인 고구마 품종인 ‘주황미’와 잎자루 재배 전용 품종인 ‘하얀미’에 이들 성분이 많다. 주황미의 끝순 100g에는 루테인 47mg이 들어 있는데, 이는 시금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얀미에는 루테인 42mg, 베타카로틴 183.4mg, 안토시아닌 317.9mg이 들어 있다.

고구마순은 껍질을 벗겨 먹거나, 통째로 데쳐서 국에 넣어 먹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고구마순이 식용으로 사용되는데, 11월에는 주로 건조된 상태의 고구마순을 찾아볼 수 있다. 말린 고구마순을 나물처럼 무쳐 먹거나, 밥에 넣어 나물밥으로 즐기기 좋다.

한편, 감자에 싹이 났다면 무조건 버려야 한다. 감자의 싹과 껍질이 초록색으로 변한 부분에는 독성 물질인 솔라닌이 다량 들어 있다. 성인 기준으로 체중 1kg당 1mg의 솔라닌을 섭취하면 두통, 복통, 메스꺼움 등의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400mg 이상 섭취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감자 100g에는 약 7mg의 솔라닌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무시해도 될 수준이지만, 민감한 사람은 20mg만 섭취해도 호흡 곤란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싹이 난 부분을 도려내더라도 감자 속에는 여전히 솔라닌이 남아 있다. 솔라닌은 285℃ 이상에서만 분해되므로, 삶거나 굽는 조리 과정으로도 제거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