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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섭취 열량이 같다면 간헐적 단식이 대사 건강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헐적 단식’은 하루 중 일정 시간만 식사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단식을 유지하는 식사법으로, 체중 조절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은 16시간 금식 후 8시간 동안만 식사하는 ‘16:8 방식’이다.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체내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쓰여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섭취 열량이 같다면 간헐적 단식이 대사 건강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인간영양연구소와 샤리테 의대 공동 연구팀은 과체중 또는 비만 여성 31명을 대상으로 식사 시간에 따른 대사 변화를 비교했다. 참가자들은 각각 2주 동안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식사하는 조기 그룹과 ▲오후 1시부터 밤 9시까지만 식사하는 후기 그룹으로 나뉘었다. 식사 시간만 다를 뿐, 총칼로리와 영양 구성은 동일하게 유지했다. 즉 ‘하루 세 끼를 일정 시간대에 먹을 때’와, ‘같은 양을 8시간 안에 몰아서 먹을 때’의 차이를 비교했다는 것이다.​ 이후 연구팀은 인슐린 감수성, 24시간 혈당, 혈중 지질, 염증, 산화 스트레스 지표 등을 측정해 두 그룹의 변화를 비교했다. 또한 착용형 기기를 활용해 수면 패턴과 혈액 내 면역세포의 생체리듬 변화를 함께 관찰했다.

그 결과, 두 그룹 간 인슐린 감수성(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몸이 얼마나 잘 반응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24시간 혈당, 지질, 염증, 산화 스트레스 수치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조기 식사 그룹은 하루 섭취 열량이 약 167kcal 줄어 평균 1.08kg 체중이 감소했지만, 후기 그룹(0.44kg 감소)과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총 섭취 열량이 같다면 식사 시간을 조절하더라도 대사 건강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간헐적 단식의 효과는 ‘언제 먹느냐’보다 ‘얼마나 먹느냐’에 더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 수가 적고 연구 기간이 짧았다는 한계가 있다”며 “장기적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더 큰 규모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지난 10월 29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