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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립선비대증'은 70대 이상에서는 90%가 앓을 정도로,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질환이다. 전립선에 이상이 없는 상태에도, 전립선비대증이 생겼을 때 증상이 얼마나 심할지 유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감기약을 먹고 소변 줄기가 급격하게 약해졌다면, 전립선비대증 예방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소변은 ▲방광이 잘 수축하고 ▲요도가 깨끗하게 뚫려 있어야 잘 나온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이 커진 상태로, 방광의 수축력과 상관없이 요도가 좁아 소변이 잘 안 나온다. 감기약을 먹으면 방광 수축력은 약해지고, 요도는 좁아진다. 상당수 감기약에 들어있는 에페드린 성분은 코에서 울혈을 줄여 콧물이 분비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데, 똑같은 기전이 요도 점막에도 작용해 소변이 나오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보통 전립선 비대증이 없는 사람은 방광 수축력이 좋아 감기약으로 요도가 좁아져도 소변을 강하게 밀어 내보낼 수 있어 큰 문제를 겪지 않는다. 그러나 ▲전립선이 이미 커지고 있거나 ▲비대하지 않아도 긴장성 요도 수축이 심하거나 ▲방광 기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단계라면 감기약을 먹는 것만으로도 소변 줄기가 약해진다. 향후 전립선비대증이 진행될 가능성과 증상이 일찍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증상 악화를 늦추고 관리하는 방법은 있다. 숨이 차는 중간 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오래 앉아있는 습관을 피해야 한다. 소변을 너무 오래 참는 것도 좋지 않다. 또 알코올·카페인 섭취 등을 줄이고, 과채와 생선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유지해 내장지방의 양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한편, 전립선 비대증이 심한 사람은 감기약을 주의해서 섭취해야 한다. 방광 수축력이 떨어지는 60대 이상 노령층에서는 아예 소변이 안 나오는 급성 요폐로 악화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오진규 교수는 "간혹 감기약을 먹고 급성 요폐가 와서 응급실에 실려 온 뒤에야, 전립선 비대증이 있었다는 걸 알게되는 환자가 있다"며 "급성요폐는 한번 생기면 방광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고, 만성질환으로 악화할 수도 있으므로 평소에 정기적으로 가까운 비뇨의학과 병원에서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지 검사해 보는 걸 권장한다"고 했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감기약을 처방받을 때,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다고 말해 에페드린 등 요도를 좁게하는 성분을 빼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