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특진실_나인비뇨의학과의원

전립선비대증, 조기 진단 중요… 방치하면 방광·신장 악화
표준 치료 경요도절제술, 마취 부담 크고 신경 손상 위험
수증기 이용해 비대 조직 절제… 성기능 보존 효과 뛰어나

수술 시간 30분 내외, 하루 입원 후 빠르게 일상 복귀 가능
"환자·생활 습관 별 유리한 치료법 달라…맞춤형 접근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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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비뇨의학과의원 박수환 원장은 “기존의 전립선비대증 수술법은 성기능 장애를 피할 수 없었다”며 “수증기로 비대해진 조직만 절제하는 ‘리줌’은 성기능 장애를 피하면서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중장년 남성에게 배뇨장애가 나타난다면 전립선비대증일 가능성이 높다. 전립선비대증을 방치할 경우 전립선이 점점 더 커져 방광 기능 저하와 신부전 등 합병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다수 남성은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병원을 찾지 않는다. 이는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나인비뇨의학과의원 박수환 원장은 "야간뇨가 계속돼 잠을 못 잘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진단이 늦을수록 치료 선택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조기에 검사와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나이 들면 호르몬 변화로 전립선 세포 증식

전립선은 방광 아래에 있는 밤톨 크기의 기관으로, 요도를 감싸고 있다. 나이가 들면 남성 호르몬 변화로 전립선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요도를 압박한다. 초기에는 배뇨 시 힘이 들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정도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수면 중에도 여러 번 화장실을 가야 한다. 심한 경우 배뇨가 전혀 되지 않아 응급으로 카테터를 삽입하기도 한다.


전립선비대증 표준 치료법은 경요도절제술(TURP)이다. 내시경으로 전립선 조직을 수박 깎아내듯 제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마취 부담이 크고, 조직을 깎는 과정에서 신경이 손상돼 요실금·역행성 사정·발기부전 등의 부작용 위험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 전립선절제술 사례의 80% 이상에서 성기능장애가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등장한 치료법이 '리줌(Rezum)'이다. 리줌은 고온의 수증기로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최소 침습 치료법이다. 내시경을 통해 요도에 접근한 뒤, 가느다란 바늘을 전립선 조직에 삽입해 약 103도의 수증기를 주입한다. 수증기가 전립선 세포 안에서 응축되며 열을 방출하고, 세포를 괴사시켜 조직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한다. 줄어든 조직은 몸속에 흡수되며, 요도가 넓어져 배뇨가 원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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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줌은 수증기의 대류 현상으로 비대 조직만 괴사시키고 정상 조직은 보호하는 최신 치료술이다. /나인비뇨의학과의원 제공
리줌, 발기부전·역행성 사정 위험 낮아

리줌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성기능 보존 효과다. 요도와 정관 부위를 건드리지 않아 성기능 저하가 거의 없다. 실제 미국 임상 연구에 따르면 수술 후 5년간 발기부전이나 역행성사정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과거에는 전립선비대증 치료 시 성기능 보존이 중요하지 않게 여겨졌다. 60대만 돼도 성생활을 하는 비율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임상노인의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에는 60~64세의 84.6%, 65~69세는 69.4%, 75~79세는 58.4%, 80~84세는 36.8%가 성생활을 하고 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의 성기능 보존 여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또한 리줌은 전립선 비대의 '원인 세포'를 제거하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 최소 침습 치료법 중에서도 재수술률이 가장 낮다. 해외 임상 연구에 따르면, 수술 후 5년 이내 재수술률이 4.4%로, 동일 범주에 속하는 유로리프트(13.6%)보다 낮았다.

환자 입장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리줌의 장점이다. 수술 시간이 마취 포함 30분 내외로 짧다. 대부분 환자가 하루 정도만 입원한 뒤 퇴원한다. 고열의 수증기를 이용해 비대해진 조직만 선택적으로 줄이기 때문에, 전신마취 없이 국소마취나 가스 마취 만으로 시행할 수 있어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도 안전하다. 합병증으로 일시적인 배뇨통이나 혈뇨가 나타날 수 있지만 2~3일 내 호전된다.

다만 효과가 더디게 나타난다는 단점이 있다. 조직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과정을 거치므로 통상 수술 후에 한 달 정도 지나야 환자 스스로 '소변이 시원해졌다'고 느낀다. 박수환 원장은 "처음에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니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며 "다른 관점으로 보면 방광이나 괄약근이 적응할 시간을 준다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자연스러운 치료법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의료진,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법 제시해야"



리줌 수술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의료기관을 잘 선택할 필요가 있다. 수술 결과는 전립선의 형태, 비대 위치, 요도의 휘어짐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치료 계획 단계부터 개인의 전립선 크기와 방향을 초음파로 정밀 분석해 '맞춤형'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의료진이 전립선에 대한 해부학적 이해와 치료 경험이 부족하면 수증기가 정확히 병변 부위에 도달하지 못해 수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한 가지 치료법만 고집하는 곳도 피하는 게 좋다. 전립선비대증은 병의 진행 단계와 환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초기 단계라면 바로 수술받는 것보다 약물과 온열 요법을 병행하는 게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며 "해외에 거주해 잠깐 들어와 치료받는 거라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결찰술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환 원장은 지금까지 남성 수술만 1만 건 이상 집도했다. 리줌은 지난해 도입해 600건 이상 시행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축에 속한다. 그는 "여러 의사가 상담, 검사, 수술을 분담하게 되면 효율이 높아질 수 있지만, 환자 개개인에 대한 경험과 결정이 분산돼 최선의 결과를 얻기 어렵다"며 "대표원장으로서 치료뿐 아니라 치료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직접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립선비대증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비뇨의학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게 중요하다. 전립선비대증 진단에는 병력 청취, 전립선 특이 항원(PSA) 검사, 소변 검사, 직장 수지 검사 등을 활용한다. 검사 과정은 예상하지 못했던 전립선암을 발견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전립선암의 초기 증상은 전립선비대증의 주요 증상과 유사해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전립선암은 골반·허리·다리 통증이나 저림 증상을 느낄 때는 이미 암이 뼈로 전이된 경우일 수 있어, 빠르게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