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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조금 추운 환경에 적응하면,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로 바뀔 수 있다.

우리 몸의 지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백색 지방'과 체온을 조절하는 '갈색 지방'이다. 갈색 지방은 스스로 지방을 연소해 열을 내는 체온 유지 지방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가 풍부해 색이 갈색이다.

흥미롭게도 갈색 지방은 스스로 저장하고 있던 지방을 태우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부위의 지방까지 연료로 사용한다. 다시 말해 갈색 지방이 많을수록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 되는 것. 한양대 조용우 교수팀의 동물실험에서도 갈색지방으로 분화될 때 나오는 물질을 비만 생쥐에 주입하자, 체중이 줄고 갈색지방이 늘었다.

체온 조절 능력이 미흡한 신생아 시기에는 갈색 지방이 풍부하지만,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성인이 되면서 체내 갈색 지방량은 점차 줄어든다. 사람마다 그 양은 다른데, 일반적으로 ▲마른 사람이 비만한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노인보다 ▲여성이 남성보다 갈색 지방을 많이 가진다.


다행히 성인이 된 이후에도 갈색 세포와 비슷한 세포를 늘릴 방법이 있다. 추위에 노출되면 백색 지방이 갈색 지방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베이지색 지방으로 전환이 촉진될 수 있다. 추위에 노출될수록 근육 세포는 이리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이 작용으로 백색 지방이 갈색 지방으로 바뀐다. 실제 오스트레일리아의 연구에서는 실내 온도를 18도로 유지한 사람이 더 따뜻한 환경에서 지낸 사람보다 갈색 지방이 40% 더 많았다. 또 런던대 연구에서도 중앙난방 보급 이후 비만 환자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이런 베이지색 지방을 인위적으로 늘려 비만을 치료하는 약물을 개발하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다만, 추위에 노출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또 너무 낮은 온도에 오래 노출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추위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저하해 감염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적절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