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 '청소년 비만 치료 로드맵' 미디어 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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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준 교수, 왼쪽부터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해상 교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용희 교수/사진=정준엽 기자
국내 청소년 비만율이 10년 만에 두 배로 늘면서, 청소년 비만을 조기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소년 비만 환자의 절반 이상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비만, 합병증 위험 커…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은 27일 서울 용산구 비앤디파트너스 회의실에서 '10년 새 두 배로 증가한 국내 청소년 비만, 올바른 치료 로드맵은?'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청소년 비만은 2015년 대비 10년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청소년을 중국·일본·대만 청소년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 비만율은 남아 43%·여아 24.6%로 다른 나라 대비 유병률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비만을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8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점,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비만을 제때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해상 교수는 "청소년 비만은 고지혈증, 고혈압, 지방간, 2형당뇨, 성조숙증 수면 무호흡증 등 신체 모든 기관과 관련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진은 비만을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하고 조기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준 교수는 "비만이 여전히 미용적인 측면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으나, 실제로 비만은 그 자체가 질병이기 때문에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비만을 단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가정·학교·지역사회가 더 관심을 갖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생활습관 개선이 먼저… 약물 사용도 고려"
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과 달리 '성장'이라는 중요한 변수가 있어, 약물 사용을 최대한 후순위로 두고 식사·운동·행동 등 생활습관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대한비만학회 또한 진료 지침을 통해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의 목표가 '정상적인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적절한 생활습관을 익혀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비만인 청소년 중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비만이 치료되는 비율은 높지 않다. 이해상 교수는 "청소년기는 아이들이 식욕이 많이 증가하는 시기일 뿐만 아니라, 학업 등 사회적 환경 때문에 운동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생활습관 개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효과가 아주 뚜렷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에는 체중 감량 효과가 높은 GLP-1 계열 주사제 '위고비'가 12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승인되면서, 치료 지침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생활습관 개선을 시도하더라도 지속적인 체중 증가를 보이고 동반 질환이 조절되지 않을 때는 약물 치료를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첫 번째 치료 방법으로 생활습관 개선을 강조하되, 효과가 없을 때 비만 치료제를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용희 교수는 "약물의 허가는 새로운 약이 나왔다는 개념보다는, 비만이 이제 질병으로 인정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진료·진단을 받고 치료·관리를 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의 급여 적용은 어렵더라도, 최소한 청소년이 비만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 급여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청소년 비만을 아직 미용의 측면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보니, 전면 비급여인 미용과 마찬가지로 비급여 진료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입장이다. 이영준 교수는 "소아청소년에서의 비만은 성인 비만 대비 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진료를 건강보험 급여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나,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는 우리 사회가 얼마만큼 비만을 질병으로 보지 않는지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