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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방향 걷기를 하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매는 발병 후 돌이키기 어렵고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부담을 주는 무서운 질환이다. 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걷는 방향을 바꿔보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의 이브 글레이저 박사와 엘리자베스 코 박사는 ‘UCLA Health’에 게재한 칼럼에서 “역방향 걷기(뒤로 걷기)가 인지 능력을 향상하고, 의사결정·문제 해결·작업 기억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전두엽은 문제 해결, 논리, 의사결정과 관련된 뇌 부위”라며 “한 연구에서는 실제로 움직이지 않고 뒤로 걷는 장면을 단순히 상상한 참가자들의 기억력 테스트 점수가 향상됐다”고 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2025년 인도 다야난다 사가르대 연구팀은 65~75세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6주간 주 3회 역방향 걷기 훈련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인지 기능 평가 점수가 평균 25점에서 27.7점으로 상승했다. 이는 경도인지장애 의심 수준에서 정상 범주로 개선된 수치다. 연구팀은 “역방향 걷기가 주의력과 균형을 동시에 요구해 인지 기능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했다.

역방향 걷기는 인지 기능 향상뿐 아니라 신체에도 다양한 효과를 준다. 글레이저·코 박사는 “역방향 걷기는 등과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강화하고 발목을 튼튼하게 해 균형·자세·협응력을 높인다”며 “허리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되고, 무릎과 엉덩이 관절에 가는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다만 두 박사는 역방향 걷기는 균형 문제나 시야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부상 위험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러닝머신 위에서 역방향 걷기를 하면 안정적인 바탕 위에서 일정한 속도로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며 “러닝머신이 없다면 파트너와 함께 시도해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러닝머신에서 역방향 걷기를 할 때는 속도를 매우 느리게, 보통 시속 1~2km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드시 손잡이를 잡고 걸어야 하며, 고령자나 균형 감각이 약한 사람은 전문가 지도 아래에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치매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약 97만 명으로, 노인 10명 중 1명꼴이다. 2030년에는 130만 명, 2050년에는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