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청사진을 제시하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이 발표됐다.
2024년 말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민이 1546만 명인 만큼 동물복지·의료와 관련된 내용도 담겼다. 반려동물 양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취약계층·지역의 동물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대한수의사회에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담긴 수의계 주요 현안에 관한 입장을 17일 표명했다.
◇공공동물병원보다 바우처 제공이 합리적 지원책
국정 운영 계획안에 지방자치단체가 건립해 운영하는 공공동물병원을 추가 조성하겠다는 세부 추진 방안이 담겼다. 수의계는 공공동물병원을 새로 세우기보다는, 이미 운영 중인 개원 동물병원에서 백신과 건강 검진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공공동물병원을 건립해 운영하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모된다. 그러나 비용 대비 효과는 크지 않다. 대한수의사회의 정보공개청구 결과 작년에 문을 연 김포시 공공동물병원에는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수의사 1명, 진료 보조인 1명, 행정 보조인 1명이 근무하고 있다. 2024년 건립 당시 운영비와 건립비를 합해 4억원 이상이 투입됐고, 병원 운영 수입은 952만 4000원이었다. 2025년에는 인건비를 제외하고 운영비로 1047만 1000원이 투입됐고, 수입액은 652만 9000원이었다. 2025년도 자료는 근무자 개인 정보 보호를 사유로 인건비를 제외한 운영비만 공개돼, 실제 운영비는 이보다 큰 상황임에도 일평균 진료 건수는 6건가량에 불과하다. 대한수의사회 허주형 회장은 “공공동물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해도, 결국 질병 치료를 위해서는 개원 동물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공동물병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공공성이 부족한 곳도 있다. 동물의료분야에서 공공이 개입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 꼽히는 것은 유기동물 진료다. 그러나 김포시에 문을 연 공공동물병원의 경우 일반 시민이 양육하는 반려동물을 진료 대상으로 하고, 유기동물은 진료하지 않는다. 허주형 회장은 “공공동물병원이 공공성을 확보하려면 유기동물 치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대한수의사회 김동완 부장은 “바우처 지원 대신 공공동물병원을 건립하겠다면 일반적 진료 대신 동물 복지가 취약한 유기동물, 길고양이, 마당개 중성화 수술, 동물 등록, 광견병 백신 등 공공 개입이 더 시급한 업무로 제한해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료비 표준화 지금은 어려워… 진료항목 표준화가 우선
2024년 말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민이 1546만 명인 만큼 동물복지·의료와 관련된 내용도 담겼다. 반려동물 양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취약계층·지역의 동물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대한수의사회에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담긴 수의계 주요 현안에 관한 입장을 17일 표명했다.
◇공공동물병원보다 바우처 제공이 합리적 지원책
국정 운영 계획안에 지방자치단체가 건립해 운영하는 공공동물병원을 추가 조성하겠다는 세부 추진 방안이 담겼다. 수의계는 공공동물병원을 새로 세우기보다는, 이미 운영 중인 개원 동물병원에서 백신과 건강 검진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공공동물병원을 건립해 운영하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모된다. 그러나 비용 대비 효과는 크지 않다. 대한수의사회의 정보공개청구 결과 작년에 문을 연 김포시 공공동물병원에는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수의사 1명, 진료 보조인 1명, 행정 보조인 1명이 근무하고 있다. 2024년 건립 당시 운영비와 건립비를 합해 4억원 이상이 투입됐고, 병원 운영 수입은 952만 4000원이었다. 2025년에는 인건비를 제외하고 운영비로 1047만 1000원이 투입됐고, 수입액은 652만 9000원이었다. 2025년도 자료는 근무자 개인 정보 보호를 사유로 인건비를 제외한 운영비만 공개돼, 실제 운영비는 이보다 큰 상황임에도 일평균 진료 건수는 6건가량에 불과하다. 대한수의사회 허주형 회장은 “공공동물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해도, 결국 질병 치료를 위해서는 개원 동물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공동물병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공공성이 부족한 곳도 있다. 동물의료분야에서 공공이 개입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 꼽히는 것은 유기동물 진료다. 그러나 김포시에 문을 연 공공동물병원의 경우 일반 시민이 양육하는 반려동물을 진료 대상으로 하고, 유기동물은 진료하지 않는다. 허주형 회장은 “공공동물병원이 공공성을 확보하려면 유기동물 치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대한수의사회 김동완 부장은 “바우처 지원 대신 공공동물병원을 건립하겠다면 일반적 진료 대신 동물 복지가 취약한 유기동물, 길고양이, 마당개 중성화 수술, 동물 등록, 광견병 백신 등 공공 개입이 더 시급한 업무로 제한해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료비 표준화 지금은 어려워… 진료항목 표준화가 우선
국정 운영 계획안에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화도 포함됐다. 현재는 같은 진료 항목이라도 동물병원마다 진료비에 차이가 있다. 각 동물병원의 임대료, 치료에 주로 사용하는 약의 가격, 도입한 동물 의료기기 가격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이러한 진료비 편차에 대한 불편함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수의계는 정부 목표대로 진료비를 표준화하겠다면 진료 항목을 표준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제 가능성에는 회의적이다. 이미 진료 항목 표준화 작업을 거친 사람의료 분야에서도 처음 표준화의 기틀을 만들고, 유지·보수하는 데에 8년 이상 200억 이상의 연구비가 투입됐다. 동물의료 분야는 아직 진료 항목 표준화가 되어있지 않아 표준수가제를 도입하려면 이런 밑작업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이 작업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허주형 회장은 “정부에서 동물의료 분야에 투입하는 예산이 많지 않은 현 상황에서 진료 항목의 대대적 표준화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동물 등록, 내장형으로 일원화 시급
이 밖에 대한수의사회는 동물 등록 방식을 내장 마이크로칩 삽입(무선식별장치 체내 삽입)으로 일원화하길 권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라 주택 또는 준주택에서 기르거나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2개월령 이상의 개는 의무적으로 동물 등록을 마쳐야 한다. 정부에서 반려견 수를 파악하고, 유기 유실동물 발생 시 무선식별장치에 저장된 정보로 보호자를 찾기 위함이다. 현재는 목걸이 형태의 외장형 장치와 체내에 삽입하는 내장형 장치 모두 가능하지만, 외장형 장치는 파손과 분실 위험이 커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장치가 든 목걸이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물이 유실 유기된다면 미등록 동물과 사실상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동물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전부터 내장형 방식만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2024년 동물 복지 국민 의식 조사’에서 동물 등록 시 내장칩 의무화에 찬성(78.1%)한다는 응답이 반대(9.1%)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비문(코주름) 홍채 무늬를 이용한 동물 등록 방식도 제시됐으나, 대한수의사회는 내장칩 방식이 더 확실하다는 견해다. 허주형 회장은 “나이 든 강아지들은 비문이 흐려져서 비문 채취 자체가 어려울 수 있고, 홍채 이미지는 반려동물을 마취해서 얻을 수밖에 없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결국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은 반려동물에게 내장칩을 삽입해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 복지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동물 수부터 확정해야 하므로 동물 등록 방안을 내장 등록방식으로 하루빨리 통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 등록, 내장형으로 일원화 시급
이 밖에 대한수의사회는 동물 등록 방식을 내장 마이크로칩 삽입(무선식별장치 체내 삽입)으로 일원화하길 권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라 주택 또는 준주택에서 기르거나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2개월령 이상의 개는 의무적으로 동물 등록을 마쳐야 한다. 정부에서 반려견 수를 파악하고, 유기 유실동물 발생 시 무선식별장치에 저장된 정보로 보호자를 찾기 위함이다. 현재는 목걸이 형태의 외장형 장치와 체내에 삽입하는 내장형 장치 모두 가능하지만, 외장형 장치는 파손과 분실 위험이 커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장치가 든 목걸이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물이 유실 유기된다면 미등록 동물과 사실상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동물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전부터 내장형 방식만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2024년 동물 복지 국민 의식 조사’에서 동물 등록 시 내장칩 의무화에 찬성(78.1%)한다는 응답이 반대(9.1%)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비문(코주름) 홍채 무늬를 이용한 동물 등록 방식도 제시됐으나, 대한수의사회는 내장칩 방식이 더 확실하다는 견해다. 허주형 회장은 “나이 든 강아지들은 비문이 흐려져서 비문 채취 자체가 어려울 수 있고, 홍채 이미지는 반려동물을 마취해서 얻을 수밖에 없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결국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은 반려동물에게 내장칩을 삽입해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 복지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동물 수부터 확정해야 하므로 동물 등록 방안을 내장 등록방식으로 하루빨리 통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