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에서 사용되는 증오 표현이 반사회적 인격 장애, 경계성 인격 장애, 자기애적 인격 장애, 분혈성 인격 장애,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에서 자주 나타나는 언어 패턴과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연구에서 소셜 미디어에서 확산되는 증오 표현과 허위 정보가 작성자의 성격 특성과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게 확인됐지만, 전반적인 정신건강과 관련해서는 명확히 드러난 게 없었다. 미국 텍사스 A&M대 의대 앤드류 윌리엄 알렉산더 박사팀은 정신 건강과 증오 표현 사이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소셜 미디어 레딧에서 증오 표현, 허위 정보, 정신 질환과 관련된 커뮤니티 54곳의 게시물 수 천개를 수집했다. 이후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해 발화 패턴을 숫자화해 분석했다. 해당 기술은 숨겨진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임베딩'이라는 데이터 분석 도구다.
분석 결과, 증오 표현이나 허위 정보 발화 패턴은 특정 정신 질환 관련 커뮤니티 게시물과 유사했다.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경계성 인격 장애, 자기애성 인격 장애, 반사회적 인격 장애 환자 커뮤니티와 가장 유사했고, 불안 장애와도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이 더 무언가를 증오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먼저 커뮤니티 사람들이 실제 진단을 받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고, 낮은 공감 능력,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 공통적 특성이 언어 패턴과 유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알렉산더 박사는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이 증오 표현에 가담할 가능성보다, 악플을 다는 사람이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과 유사한 언어 패턴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장기간 증오 표현 커뮤니터에 노출되는 게 건강에 좋지 않고,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좋은 지표"라고 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가 잘못된 온라인 행동을 근절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LOS Digital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