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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함께 자는 것은 일부 청소년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수면의 질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랑하는 반려견이라도 밤엔 떨어져 있는 게 좋을 수 있다.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자는 게 일부 청소년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수면의 질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미시시피 주립대와 텍사스 공과대 심리학과 연구진은 11세에서 17세 청소년 175명을 대상으로 약 2주간 수면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참가 대상 중 일부는 반려동물과 함께 침대에서 자는 습관이 있었는데, 연구진은 이들의 수면 데이터를 정밀 분석했다.

연구 결과, 반려동물과 함께 자는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정서적 안정감과 유대감을 더 강하게 느낀다고 응답했다. 특히 불안이나 외로움을 자주 경험하는 청소년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수면 측정 결과에서는 반려동물과 침대에서 자는 청소년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수면 효율이 낮고, 깊은 수면에 도달하기까지 더 오래 걸리며, 밤중에 자주 깨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려견의 움직임, 체온, 소리 등이 무의식적으로 아이의 수면 사이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논문 공동 저자인 브리타니 D. 랭커스터 박사는 "청소년기 수면은 뇌 발달과 정서 안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려동물과 자는 습관이 항상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이미 수면 문제가 있는 청소년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동 저자인 트리스턴 헤프너 석사는 "반려동물이 조용히 침대에서 자는 경우 수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수면 중 자주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경우에는 수면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반려동물과 함께 자는 것이 청소년의 수면에 반드시 해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아이의 정서 상태, 수면 패턴, 반려동물의 행동 특성을 모두 고려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이 반려동물과 함께 자고 싶어 한다면 무조건 제지하기보다는 평소 수면 상태를 먼저 점검할 것을 권했다. 평소 숙면을 취하고 낮 동안 피로감이 없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반복적인 각성이나 낮 졸림, 집중력 저하가 있다면 동침 습관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소아 심리학 저널(Journal of Pediatric Psych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