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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털의 반려동물은 햇볕에 더 타기 쉽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국인은 새하얀 강아지를 좋아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공개한 ‘2025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양육 중인 반려견 품종은 몰티즈가 20.4%로 1위를 차지했다. 동글동글하게 미용한 흰 털이 잘 어울리는 포메라니안과 비숑 프리제도 각각 4위(12.8%)와 5위(7.0%)를 기록했다.

흰 털 반려동물을 기르는 보호자는 여름에 방심해선 안 된다. 영국 매체 더 선(The Sun)에 따르면, 온라인 펫푸드 회사 테일즈닷컴의 숀 맥코맥 수의사는 “하얀 털의 두 살배기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데, 햇볕에 타는 것을 걱정해야 하나”라는 네티즌의 질문에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흰색이나 밝은 빛을 띠는 개와 고양이는 햇볕에 타기 쉽다”며 자외선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했다.

반려동물의 털이 자외선을 완전히 막아주지는 못한다.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수의과대학 크리스타 호르바트-운거뵈크 교수는 “자외선은 흰색이나 짧은 털을 가진 반려동물의 피부까지 침투해 영향을 미친다”며 “햇볕에 타면 피부에 급성 염증이 생겨 가려움증이나 통증을 유발하고, 심하면 암은 아니지만 내버려두면 암이 될 확률이 높은 전암 상태나 피부 종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흰 털을 가진 강아지는 보통 피부도 분홍처럼 밝은색을 띤다. 멜라닌은 피부, 털, 눈 등에 존재하는 흑갈색 색소로 자외선 차단과 피부 보호 기능을 하는데, 하얀 강아지는 이 멜라닌이 적어 햇볕에 취약하다. 피부가 하얀 사람이 더 잘 타거나 화상을 쉽게 입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흰색은 빛을 반사하지 않나’하고 의문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흰색이라고 인식하는 흰색 종이·옷·꽃 등은 모두 380nm(나노미터)에서 780nm의 전자기파인 ‘가시광선’을 반사한다. 가시 광선 범위를 벗어나는, 10nm에서 400nm의 전자기파인 자외선을 반사해 차단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흰색 털이 사람 눈에 보이는 빛인 가시광선을 반사할지는 몰라도, 자외선은 피부에 도달해 피부 손상·화상·암을 유발할 수 있다.

반려견의 피부 건강을 위해 자외선 차단 지수(SFP) 30+ 이상의 강아지용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숀 수의사는 “특히 강아지의 ▲눈 ▲코 ▲귀의 끝부분 ▲배가 햇볕에 타기 쉽다”며 “산책을 해야 할 경우 게임이나 간식으로 반려견의 주의를 돌린 후, SFP가 높은 자외선 차단 크림을 얇게 바르는 것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