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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경구 피임약은 간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란에 오랜 시간 휩싸여왔다. 최근 15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오해'였다는 게 드러났다.

국제암연구소는 지난 1999년 이미 경구 피임약이 간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당시 결정을 짓는데 핵심이 된 연구에 간암 사례자가 매우 적어, 많은 연구자가 이의를 제기해 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암 역학·유전학부 캐서린 맥글린 박사 연구팀은 기존 관찰 연구를 보강해 명확히 경구 피임약의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약 130만 명의 여성을 평균 21.4년 추적 관찰한 연구와 약 25만 명의 여성을 평균 12.6년 관찰한 대규모 연구 자료를 포함해 23개의 관찰 연구를 분석했다. 총 간암 발생자는 5422명이었다.

분석 결과, 경구 피임약 사용 여부와 간암 위험 발병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장기간 경구 피임약을 사용한 여성은, 간암 위험이 약간 증가했다. 5년 이상 사용했을 때 간암 위험이 6%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현상은 B·C형 간염 등 확인되지 않은 잠재적 교란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간암 사례 중 25%는 비만, 20%는 흡연, 7%는 과도한 음주가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연구 중 경구 피임약과 간암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가장 포괄적인 연구"라며 "경구피임약 자체가 간암 위험을 높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다만, 10년 이상 장기간 복용이 미미한 수준의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The Lancet Onc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