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어린이집은 폐원, 유아 영어학원은 급증… 월 평균 154만 원 쓴다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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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4세 고시’, ‘7세 고시’ 등으로 상징되는 조기 사교육 열풍이 유아 영어학원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의원은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경기 5개 지역 유아 대상 반일제 이상 영어학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7일부터 30일까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유아 사교육비는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영어학원비 월 평균 금액이 154.5만 원에 달해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지역 유아 영어학원의 평균 교습시간은 5시간 24분, 경기 5개 지역은 5시간 8분으로, 이는 초등학교 저학년과 중학교 1학년 평균 수업시간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유아기의 놀이 중심 발달과 전인교육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학령 인구가 감소함에도 영어학원 개설반 수는 줄지 않거나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학원 수가 줄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개설반 수가 증가했으며, 경기 일부 신도시(동탄·평촌 등)에서는 개설반이 101개나 증가하며 사교육 시장 확장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이는 소규모 학원의 폐업과 대형학원 중심의 시장 재편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폐원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영어학원 대비 7배 이상,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50배 이상 높은 폐원율을 보이며, 공적 보육 인프라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실태는 조기 사교육 시장이 공교육을 압도해버리는 강력한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서울의 영어학원 월 평균 학원비는 136만 원, 경기는 122만 원으로 각각 3.5%와 10.1% 인상되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1500만 원에 달하는 고액 사교육비로, 중산층 이하 가정에겐 감당키 어려운 심각한 부담이 된다.

강경숙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개선사항을 촉구했다. ▲교육당국은 유아 대상 영어학원 등 조기 사교육 과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즉시 마련할 것 ▲0과도한 교습시간과 고액 학원비에 대한 제도적 규제 및 감독을 강화할 것 ▲공교육과 보육 인프라를 강화해 모든 유아가 격차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적 책임을 다할 것 등이다.

강경숙 의원은 “교육은 모든 아이의 권리이며, 출발선에서부터의 불평등은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에 악영향을 준다”며 “이재명 정부는 사교육 시장 과열로 인한 교육 불평등과 공교육 위축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적·행정적 특단의 조치를 신속히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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