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역류성 식도염으로 오해하는 ‘식도이완불능증’, 식도암 부를 수 있다”
신소영 기자
입력 2024/12/09 08:30
'헬스조선 명의 톡톡' 명의 인터뷰
‘식도질환 명의'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
의식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식(喰)이라는 말이 있다. 음식은 삶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행복감을 더해주는 요소다. 일상적인 음식 섭취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식도’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식도는 연동운동을 통해 음식물을 위(胃)로 전달하는데, 심각한 질환이 없을 것이라고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질환이 연관돼 있으며 식도암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식도질환의 모든 것을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에게 물었다.
-식도에 어떤 질환이 생길 수 있나?
“가장 흔한 건 잘 알려진 역류성식도질환이다. 위에 있는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발생하며, 불쾌감을 유발한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음식이 서구화되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최근 식도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으며, 칸디다성 식도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감염성질환인 칸디다성 식도염은 당뇨병 환자와 스테로이드 치료로 면역력이 저하된 천식 환자 등에 흔히 나타나며, 내시경을 통해 식도에 하얀 이물질이 덮여 있는 형태로 관찰된다. 또 정상 점막 아래 몽우리 같은 것들이 보이는 상피하 종양도 있다. 식도이완불능증 같은 운동성 질환도 존재하는데, 하부식도괄약근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음식물이 식도로 내려가지 않고 고이는 상태를 초래한다.”
-‘식도이완불능증’이 무엇인가?
“아칼라지아라고 하는데 상당히 드문 질환이지만, 증상은 심각하다. 음식물이 식도 내에 고여 있기 때문에 저녁을 먹고 누워 자면 사레들러 깨고, 폭발적인 구토를 하거나, 제대로 식사를 못해 체중감소로 고생한다. 대부분 원인은 알 수 없다.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 신경세포총이 원인 불명으로 사라져, 음식을 위로 전달해주는 식도의 연동 운동 기능을 못하는 것. 한편, 임파선암이나 감염성 질환 등 식도 근육에 침범할 수 있는 질환이 생겨도 2차적으로 식도이완불능증이 생길 수 있다.”
-식도이완불능증을 역류성 식도염으로 여기는 환자들이 많을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다. 앞의 증상들로 인해 다른 병원에서 상담이나 내시경을 하고 ‘역류성 식도질환’으로 잘못 진단받았다는 경우가 흔하다. 내시경을 했을 때 위 식도 접합 부위에 크게 병변이 관찰되지 않고, 약 투여를 해도 효과가 없어 신경성으로 진단하기 때문이다.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식도이완불능증에 한번 노출되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삶의 질이 심하게 떨어진다. 식사가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구토와 체중 감소 등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 이후의 일상을 완전히 새로운 삶으로 느낄 정도다. 특히 뇌경색 등이 있는 노인 환자의 경우, 계속 구토를 하다 보면 흡인성 폐렴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식도이완불능증은 어떻게 진단하나?
“목에 느껴지는 이물감은 과민함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내시경을 먼저 해봐야 한다. 충분한 금식을 했음에도 식도에 물과 음식물이 고여 있고, 식도 점막이 부풀어 있고, 위식도접합부(위와 식도가 만나는 부분)가 과하게 아물어있는 모습 등이 관찰되면 식도이완불능증을 의심한다. 확진을 위해선 식도 내압 검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식도의 연동 운동이 없고 하부식도괄약근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열리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바륨 삼킴 검사를 통해 바륨을 삼킨 후 식도에 고여 있고, 그 모양이 새 부리처럼 보일 때 확진이 가능하다.”
-식도이완불능증 치료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
“사라진 신경세포총을 되살릴 수는 없기 때문에 증상 개선과 합병증 예방에 주안점을 둔다. ▲약물치료 ▲보툴리눔 독소(보톡스) 주입 ▲풍선 확장술 ▲포엠(POEM)수술로 음식물이 내려갈 수 있게 치료한다. 하부식도괄약근 압력을 낮추는 약물은 대부분 혈압약이다. 흉통을 억제하는 약물을 고용량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큰 효과는 없다. 보툴리눔 독소를 하부식도괄약근에 주사해 압력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치료도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반복 치료가 필요하다. 내시경을 이용해 두꺼워진 하부식도괄약근을 찢는 풍선 확장술은 평균 80%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지난 2010년에 처음 시행해 안전하고 혁명적인 치료로 자리 잡은 경구 내시경 근절개술(포엠수술)도 있다. 이는 식도 바깥쪽의 두꺼워진 근육을 찢는 수술로, 굉장히 안전하고 증상 개선과 치료 성적이 뛰어나 많은 병원에서 우선적으로 권장한다.”
“실제로 그렇다. 앞의 증상들로 인해 다른 병원에서 상담이나 내시경을 하고 ‘역류성 식도질환’으로 잘못 진단받았다는 경우가 흔하다. 내시경을 했을 때 위 식도 접합 부위에 크게 병변이 관찰되지 않고, 약 투여를 해도 효과가 없어 신경성으로 진단하기 때문이다.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식도이완불능증에 한번 노출되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삶의 질이 심하게 떨어진다. 식사가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구토와 체중 감소 등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 이후의 일상을 완전히 새로운 삶으로 느낄 정도다. 특히 뇌경색 등이 있는 노인 환자의 경우, 계속 구토를 하다 보면 흡인성 폐렴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식도이완불능증은 어떻게 진단하나?
“목에 느껴지는 이물감은 과민함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내시경을 먼저 해봐야 한다. 충분한 금식을 했음에도 식도에 물과 음식물이 고여 있고, 식도 점막이 부풀어 있고, 위식도접합부(위와 식도가 만나는 부분)가 과하게 아물어있는 모습 등이 관찰되면 식도이완불능증을 의심한다. 확진을 위해선 식도 내압 검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식도의 연동 운동이 없고 하부식도괄약근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열리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바륨 삼킴 검사를 통해 바륨을 삼킨 후 식도에 고여 있고, 그 모양이 새 부리처럼 보일 때 확진이 가능하다.”
-식도이완불능증 치료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
“사라진 신경세포총을 되살릴 수는 없기 때문에 증상 개선과 합병증 예방에 주안점을 둔다. ▲약물치료 ▲보툴리눔 독소(보톡스) 주입 ▲풍선 확장술 ▲포엠(POEM)수술로 음식물이 내려갈 수 있게 치료한다. 하부식도괄약근 압력을 낮추는 약물은 대부분 혈압약이다. 흉통을 억제하는 약물을 고용량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큰 효과는 없다. 보툴리눔 독소를 하부식도괄약근에 주사해 압력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치료도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반복 치료가 필요하다. 내시경을 이용해 두꺼워진 하부식도괄약근을 찢는 풍선 확장술은 평균 80%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지난 2010년에 처음 시행해 안전하고 혁명적인 치료로 자리 잡은 경구 내시경 근절개술(포엠수술)도 있다. 이는 식도 바깥쪽의 두꺼워진 근육을 찢는 수술로, 굉장히 안전하고 증상 개선과 치료 성적이 뛰어나 많은 병원에서 우선적으로 권장한다.”
-식도이완불능증을 방치하면 식도암 발생률이 높아지나?
“식도이완불능증을 10년 이상 방치하면 식도암 발생 가능성이 10~30배 높다는 보고가 있다. 음식물이 식도에 계속 고여있는 것 자체로 식도에 염증을 유발해서다. 식도는 편평상피로 구성돼 있는데, 지속적인 염증이 이 편평상피에 염증을 초래하고 유전자적인 이상을 일으켜 ‘편평상피세포암’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음식물이 저류하면 박테리아가 발효하면서 니트로소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식도이완불능증 환자에게서 편평상피세포암을 일으키는 원인인 이형성증이 관찰되고 있다.”
-식도암의 종류와 증상이 궁금하다.
“편평상피세포암과 선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발생하는 건 편평상피세포암으로 주로 식도 상부와 중부에 암이 생긴다. 서구권에서는 지속적인 역류로 인해 식도 하부에 생기는 선암이 흔하다. 식도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식이 막혀 내려가지 않기 전까지는 병원을 찾지 않아,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국가 암 검진 시스템으로 40세 이상 성인은 2년마다 내시경을 하므로 접근도가 높은 편이다.”
-식도암은 5년 생존율이 낮은 것(50%)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유는?
“초기에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다. 내시경을 하더라도 식도 부분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또 식도는 내시경의 주행 방향과 평행해 비스듬하게 보이며, 호흡과 심장 박동의 영향을 받아 떨리기 때문에 관찰이 쉽지 않다. 초기 식도암은 덩어리가 보이는 게 아닌 약간의 색감 변화만 있어 초기에 병변을 발견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한 보고에 따르면 50~60% 식도암 환자가 3기 이상에서 발견된다. 즉, 예후가 많이 안 좋은 상태에서 진단받는 경우가 많아 생존율이 낮다.”
-병기에 따른 식도암 치료는 어떻게 달라지나?
“식도암 1기는 암이 식도 점막이나 점막 하층에 국한돼 림프절 전이가 없는 상태로, 내시경 절제가 가능하다. 2기는 암이 근육층까지 침범하거나 1~2개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로 수술적 절제가 진행된다. 암이 더 깊이 퍼진 3기에 다수의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수술 후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다. 4기는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진 원격 전이 상태다.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하고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점막층을 넘어선 식도암은 왜 식도를 전부 절제해야 하나?
“식도는 장막층 없이 4개 층으로 이뤄져 있고, 림프관이 매우 발달해 암이 점막이나 근육층을 넘어가면 림프절 전이 수가 굉장히 많다. 점막층에 국한된 암이라도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술로 절제해야 한다. 위암과 달리 식도암은 점막 하층을 넘어가면 경과 관찰이 위험하며, 추가적인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다.”
-암에 걸린다고 해도 조기에 발견하면 식도를 보존할 수 있나?
“그렇다. 조기 진단은 암이 국소적일 때, 즉 암이 혈관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져야 효과적이다. 대부분 암은 크기나 병기에 상관없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땐 이미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무증상일 때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점막에 국한된 초기 병변을 치료하는 것이 식도를 보존하고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원래 위암에 적용되던 ‘내시경점막하 절개박리술’을 식도암에 적용했을 때 이점은?
“식도를 보존하는 수술은 위를 보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차이를 만든다. 위 수술은 대부분 환자가 큰 소화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식도는 음식물을 내려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 음식물이 가슴에 고여 소화 불량, 역류, 체중 감소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식도암 수술은 매우 난도가 높아 수술 후 사망률이 5~10%까지 보고되고 있다.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로 식도를 보존하는 것이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는 중요한 방법이다.”
-식도암 항암제 개발이 더딘 이유는 무엇인가?
“식도암은 단일암이 아닌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두 가지 유형이 공존한다. 이들은 원인과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단일 항암제가 모든 유형에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어렵다. 게다가 식도는 폐와 심장 등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항암제를 전달하고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식도암은 항암제에 내성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적절한 항암제 선택과 개발이 어렵다.”
-식도암 치료에 있어 앞으로의 주요 과제가 있다면?
”최우선은 진단이다. 현재 내시경을 통해 조기 발견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내시경 진단 툴이 발전하고, AI 기반의 프로그램이 도입돼 초보자도 쉽게 암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내시경 교육 시스템을 개선해 더 많은 의료진이 효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암을 조기에 발견해 절제하더라도, 식도 협착이 발생할 수 있다. 협착은 치료 기간을 늘리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예방법으로는 스테로이드 치료나 식도 점막을 재생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100%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따라서 식도 협착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이 필요하며, 표적 면역 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해 생존율을 높여야 한다.”
-식도암을 예방하는 방법이 있나?
“식도에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이나 환경은 암을 일으킬 수 있다. 뜨거운 차나 음식· 불에 탄 음식은 피하고, 상한 음식이나 곰팡이가 있는 음식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음주와 흡연은 식도암의 가장 큰 위험 요소다. 역류성 식도질환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정기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식도암 환자들에게 조언 한 마디.
“단순히 아픈 것과 질환은 연관성이 많이 떨어진다. 즉, 통증은 환자마다 내장 기관의 과민한 정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질환과는 아무 상관이 없을 수 있다. 조금이라도 아프면 검사를 받는 게 정확하다. 식도암을 비롯해서 모든 암은 건강검진을 통한 정기적인 검사만이 초기 암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정기 검진과 함께 올바른 생활 식습관을 통해 발암물질에 적게 노출되는 것이 암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
“식도이완불능증을 10년 이상 방치하면 식도암 발생 가능성이 10~30배 높다는 보고가 있다. 음식물이 식도에 계속 고여있는 것 자체로 식도에 염증을 유발해서다. 식도는 편평상피로 구성돼 있는데, 지속적인 염증이 이 편평상피에 염증을 초래하고 유전자적인 이상을 일으켜 ‘편평상피세포암’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음식물이 저류하면 박테리아가 발효하면서 니트로소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식도이완불능증 환자에게서 편평상피세포암을 일으키는 원인인 이형성증이 관찰되고 있다.”
-식도암의 종류와 증상이 궁금하다.
“편평상피세포암과 선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발생하는 건 편평상피세포암으로 주로 식도 상부와 중부에 암이 생긴다. 서구권에서는 지속적인 역류로 인해 식도 하부에 생기는 선암이 흔하다. 식도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식이 막혀 내려가지 않기 전까지는 병원을 찾지 않아,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국가 암 검진 시스템으로 40세 이상 성인은 2년마다 내시경을 하므로 접근도가 높은 편이다.”
-식도암은 5년 생존율이 낮은 것(50%)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유는?
“초기에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다. 내시경을 하더라도 식도 부분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또 식도는 내시경의 주행 방향과 평행해 비스듬하게 보이며, 호흡과 심장 박동의 영향을 받아 떨리기 때문에 관찰이 쉽지 않다. 초기 식도암은 덩어리가 보이는 게 아닌 약간의 색감 변화만 있어 초기에 병변을 발견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한 보고에 따르면 50~60% 식도암 환자가 3기 이상에서 발견된다. 즉, 예후가 많이 안 좋은 상태에서 진단받는 경우가 많아 생존율이 낮다.”
-병기에 따른 식도암 치료는 어떻게 달라지나?
“식도암 1기는 암이 식도 점막이나 점막 하층에 국한돼 림프절 전이가 없는 상태로, 내시경 절제가 가능하다. 2기는 암이 근육층까지 침범하거나 1~2개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로 수술적 절제가 진행된다. 암이 더 깊이 퍼진 3기에 다수의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수술 후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다. 4기는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진 원격 전이 상태다.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하고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점막층을 넘어선 식도암은 왜 식도를 전부 절제해야 하나?
“식도는 장막층 없이 4개 층으로 이뤄져 있고, 림프관이 매우 발달해 암이 점막이나 근육층을 넘어가면 림프절 전이 수가 굉장히 많다. 점막층에 국한된 암이라도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술로 절제해야 한다. 위암과 달리 식도암은 점막 하층을 넘어가면 경과 관찰이 위험하며, 추가적인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다.”
-암에 걸린다고 해도 조기에 발견하면 식도를 보존할 수 있나?
“그렇다. 조기 진단은 암이 국소적일 때, 즉 암이 혈관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져야 효과적이다. 대부분 암은 크기나 병기에 상관없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땐 이미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무증상일 때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점막에 국한된 초기 병변을 치료하는 것이 식도를 보존하고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원래 위암에 적용되던 ‘내시경점막하 절개박리술’을 식도암에 적용했을 때 이점은?
“식도를 보존하는 수술은 위를 보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차이를 만든다. 위 수술은 대부분 환자가 큰 소화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식도는 음식물을 내려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 음식물이 가슴에 고여 소화 불량, 역류, 체중 감소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식도암 수술은 매우 난도가 높아 수술 후 사망률이 5~10%까지 보고되고 있다.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로 식도를 보존하는 것이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는 중요한 방법이다.”
-식도암 항암제 개발이 더딘 이유는 무엇인가?
“식도암은 단일암이 아닌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두 가지 유형이 공존한다. 이들은 원인과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단일 항암제가 모든 유형에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어렵다. 게다가 식도는 폐와 심장 등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항암제를 전달하고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식도암은 항암제에 내성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적절한 항암제 선택과 개발이 어렵다.”
-식도암 치료에 있어 앞으로의 주요 과제가 있다면?
”최우선은 진단이다. 현재 내시경을 통해 조기 발견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내시경 진단 툴이 발전하고, AI 기반의 프로그램이 도입돼 초보자도 쉽게 암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내시경 교육 시스템을 개선해 더 많은 의료진이 효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암을 조기에 발견해 절제하더라도, 식도 협착이 발생할 수 있다. 협착은 치료 기간을 늘리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예방법으로는 스테로이드 치료나 식도 점막을 재생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100%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따라서 식도 협착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이 필요하며, 표적 면역 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해 생존율을 높여야 한다.”
-식도암을 예방하는 방법이 있나?
“식도에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이나 환경은 암을 일으킬 수 있다. 뜨거운 차나 음식· 불에 탄 음식은 피하고, 상한 음식이나 곰팡이가 있는 음식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음주와 흡연은 식도암의 가장 큰 위험 요소다. 역류성 식도질환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정기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식도암 환자들에게 조언 한 마디.
“단순히 아픈 것과 질환은 연관성이 많이 떨어진다. 즉, 통증은 환자마다 내장 기관의 과민한 정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질환과는 아무 상관이 없을 수 있다. 조금이라도 아프면 검사를 받는 게 정확하다. 식도암을 비롯해서 모든 암은 건강검진을 통한 정기적인 검사만이 초기 암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정기 검진과 함께 올바른 생활 식습관을 통해 발암물질에 적게 노출되는 것이 암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
-장재영 교수는…
경희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소화기센터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진료과목은 위암, 식도암, 내시경 절제술, 치료 내시경 등이다. 장 교수는 2015년부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임원직을 맡아왔으며 현재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내시경질관리위원회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건강보험 발전과 건강검진을 통한 국민의 건강 수준 향상에 이바지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장재영 교수는 학술 활동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식도암, 내시경 수술, 위염 등과 관련해 수많은 연구로 100여 편이 훌쩍 넘는 논문을 작성했다. 앞으로도 다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의 소화기 건강 챙김에 앞장설 계획이다.
경희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소화기센터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진료과목은 위암, 식도암, 내시경 절제술, 치료 내시경 등이다. 장 교수는 2015년부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임원직을 맡아왔으며 현재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내시경질관리위원회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건강보험 발전과 건강검진을 통한 국민의 건강 수준 향상에 이바지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장재영 교수는 학술 활동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식도암, 내시경 수술, 위염 등과 관련해 수많은 연구로 100여 편이 훌쩍 넘는 논문을 작성했다. 앞으로도 다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의 소화기 건강 챙김에 앞장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