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마약으로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요?
국립정신건강센터 박선영 과학기술서기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입력 2024/12/01 22:03
[당신의 오늘이 안녕하길]
최근 각종 언론 매체에 마약과 관련된 소식이 하루도 빠짐없이 들려옵니다. 지루한 통계 자료들을 언급하지 않아도, 마약 사용 인구, 그중에서도 20~30대 청년 마약 사용자가 많이 늘어났고, 이와 관련된 여러 문제가 우리 사회에 깊게 파고들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약 사용은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돼있어 마약 사용 경험을 솔직하게 전해 듣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금지된 것일수록 궁금증은 커지는 법. 필자가 정신건강의학과, 그중에서도 '중독'을 전공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꼭 "마약 중독자 본 적 있어요?"라 묻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대부분 정말로 궁금해하는 것은 "마약 하면 기분이 진짜 그렇게 좋대요? 법적인 문제도 감수할 만큼요?"이었습니다.
물론 필자도 마약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전해 들은 정보와 공부를 통해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단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실은 마약은 절대로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먼저, 마약 사용 후 느껴지는 경험이 반드시 '유쾌한 것'만은 아닙니다. 마약 사용 후 느껴지는 기분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마약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약을 사용하는 환경이 그다지 안전하지 않은 공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마약 사용을 통해 얻게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효과는 실제 마약 사용 후 느껴지는 체험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불법을 저지른다는 불안감과 익숙하지 않은 환경의 콜라보로 인해 공포, 불안, 피해의식과 같은 불쾌한 감정이 극대화될 수 있고, 여러 환각을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술에 잔뜩 취했을 때와 비슷하게 각종 추태를 부리고 여러 사고를 치기도 합니다.
설령 마약 사용 후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습니다. 남용성 물질의 가장 큰 특징인 '내성'과 '금단' 때문입니다. 내성은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의 약물이 필요해지는 현상입니다. 만약 내성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적당한 양의 마약을 꾸준히 사용하며 평생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마약은 사용자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비슷한 정도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을 사용하도록 만들죠. 마약을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약을 구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더 자주 법적인 위험에 노출돼야 하고, 많은 돈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이전처럼 일하고, 놀고, 친구들을 만나는 평범한 일상생활은 뒷전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엔 마약이 그다지 좋은 느낌을 주지도 않는데 인생에 마약밖에 남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설상가상으로 '금단'까지 발생합니다. 금단은 마약을 사용하다가 중단했을 때 느껴지는 몸과 마음의 괴로운 증상들입니다. 온몸이 아프고, 잠도 못 자고, 정신적으로 너무 괴로워서 어떠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마약을 사용해야지만 견딜 수 있는 몸이 돼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약 사용은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돼있어 마약 사용 경험을 솔직하게 전해 듣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금지된 것일수록 궁금증은 커지는 법. 필자가 정신건강의학과, 그중에서도 '중독'을 전공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꼭 "마약 중독자 본 적 있어요?"라 묻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대부분 정말로 궁금해하는 것은 "마약 하면 기분이 진짜 그렇게 좋대요? 법적인 문제도 감수할 만큼요?"이었습니다.
물론 필자도 마약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전해 들은 정보와 공부를 통해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단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실은 마약은 절대로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먼저, 마약 사용 후 느껴지는 경험이 반드시 '유쾌한 것'만은 아닙니다. 마약 사용 후 느껴지는 기분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마약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약을 사용하는 환경이 그다지 안전하지 않은 공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마약 사용을 통해 얻게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효과는 실제 마약 사용 후 느껴지는 체험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불법을 저지른다는 불안감과 익숙하지 않은 환경의 콜라보로 인해 공포, 불안, 피해의식과 같은 불쾌한 감정이 극대화될 수 있고, 여러 환각을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술에 잔뜩 취했을 때와 비슷하게 각종 추태를 부리고 여러 사고를 치기도 합니다.
설령 마약 사용 후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습니다. 남용성 물질의 가장 큰 특징인 '내성'과 '금단' 때문입니다. 내성은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의 약물이 필요해지는 현상입니다. 만약 내성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적당한 양의 마약을 꾸준히 사용하며 평생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마약은 사용자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비슷한 정도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을 사용하도록 만들죠. 마약을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약을 구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더 자주 법적인 위험에 노출돼야 하고, 많은 돈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이전처럼 일하고, 놀고, 친구들을 만나는 평범한 일상생활은 뒷전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엔 마약이 그다지 좋은 느낌을 주지도 않는데 인생에 마약밖에 남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설상가상으로 '금단'까지 발생합니다. 금단은 마약을 사용하다가 중단했을 때 느껴지는 몸과 마음의 괴로운 증상들입니다. 온몸이 아프고, 잠도 못 자고, 정신적으로 너무 괴로워서 어떠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마약을 사용해야지만 견딜 수 있는 몸이 돼버리는 것입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시행한 마약류 사용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마약 사용자들은 호기심에, 즐기기 위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마약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현재 마약을 사용하는 이유'와 '마약을 끊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응답은 다릅니다. 긍정적인 경험들은 순위권에서 찾을 수 없고 '욕구/갈망' '우울감' '금단' '지루함'이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처음엔 다들 긍정적 효과를 위해 마약 사용을 '선택'하지만, 결국 마약에 가스라이팅 당해 마약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빼앗기는 결말을 맞지요.
요즘 마약 사용 문제를 치료받기 위해 저에게 오는 청년들은 우울증을 함께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입 실패, 학점 관리, 취업 준비, 직장 내 스트레스, 가족 관계, 친구 관계, 연인 관계….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요? 어떻게 보면 그토록 힘든 상황에서 다른 선택 대신 마약이라도 사용해서 현실의 고통을 잊어보고자 했던 마음이 애처롭습니다. 치료자로서 마약을 끊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어떻게 이 어려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저는 어린 시절 읽었던 '시간을 빨리 보내고 싶은 아이'라는 동화를 떠올립니다. 인생의 어려운 순간마다 빨리 넘어가고 싶어 마법의 실을 당기다 보니 결국 인생 전체가 끝나버렸다는 이야기이지요. 마약은 순간의 행복을 얻고, 순간의 고통을 넘기기 위한 실타래를 당기는 것과 같습니다. 마약으로 찰나의 고통을 피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결코 행복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제가 만난 수년, 수십 년 동안 마약을 사용한 사람 중 마약으로 행복을 얻었다고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저는 요즘 '어쩌면 인생의 본질은 고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 고통이 있어야지만, 숨어있는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요즘 마약 사용 문제를 치료받기 위해 저에게 오는 청년들은 우울증을 함께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입 실패, 학점 관리, 취업 준비, 직장 내 스트레스, 가족 관계, 친구 관계, 연인 관계….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요? 어떻게 보면 그토록 힘든 상황에서 다른 선택 대신 마약이라도 사용해서 현실의 고통을 잊어보고자 했던 마음이 애처롭습니다. 치료자로서 마약을 끊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어떻게 이 어려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저는 어린 시절 읽었던 '시간을 빨리 보내고 싶은 아이'라는 동화를 떠올립니다. 인생의 어려운 순간마다 빨리 넘어가고 싶어 마법의 실을 당기다 보니 결국 인생 전체가 끝나버렸다는 이야기이지요. 마약은 순간의 행복을 얻고, 순간의 고통을 넘기기 위한 실타래를 당기는 것과 같습니다. 마약으로 찰나의 고통을 피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결코 행복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제가 만난 수년, 수십 년 동안 마약을 사용한 사람 중 마약으로 행복을 얻었다고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저는 요즘 '어쩌면 인생의 본질은 고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 고통이 있어야지만, 숨어있는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