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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 러셀(20)은 케타민에 중독돼 일주일 동안 마약 중독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결국 마약을 끊지 못했고 사망했다./사진=데일리메일 캡처
무심코 시작한 마약 케타민에 중독됐다가 돌연 사망한 영국 20대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링컨셔 출신 소피 러셀(20)은 친구들과 함께한 파티에서 케타민을 처음 접했다. 러셀은 할머니의 죽음 이후 슬픔을 잊기 위해 케타민에 호기심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러셀은 이를 계기로 매일 케타민을 복용했다. 또 마약 중독과 함께 복통과 요실금 등이 찾아와 몸이 쇠약해졌다. 초등학교에서 조교로 일했던 러셀은 병원에 입원해 일주일 동안 마약 중독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오랜 기간 마약을 끊기는 힘들었다. 그러던 중 소피 러셀은 원인 불명으로 갑작스레 사망했다. 현재 소피 러셀의 가족은 그의 사망 원인을 찾기 위해 독성학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소피 러셀의 어머니 트레이시 마렐리(48)는 "딸은 항상 배가 아프다고 했고 세상을 떠날 때쯤 살이 많이 빠져 있었다"며 "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딸이 케타민을 휴대폰 앱을 통해 자주 주문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케타민 중독으로 인한 사망을 의심했다.


케타민은 환각 증상을 유발하는 해리성 마취제다. 수술·검사나 극심한 통증 조절을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일부 환각 경험을 위해 케타민을 스스로 주사하거나 알약이나 가루 형태로 먹거나 흡입하기도 한다. 0.1mg보다 적게 복용해도 내인성 스테로이드가 분비돼 긴장감과 성적 흥분감을 느낄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억을 잃는다는 것이다. 케타민은 대뇌 변연계에서 감정 및 기억을 해석하는 기능을 끊어버린다. 행동력, 사고력이 떨어지는 건 물론 복용했을 때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투여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케타민은 30분 만에 취한 느낌과 함께 자신이 환경과 분리된 듯한 환각 증세를 불러온다고 한다. 복용한 후 진정되기 전까지 심박수와 혈압도 상당히 높아지는데 민감한 사람은 호흡부전이 야기돼 숨 쉬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치료를 위해 케타민을 투약할 때도 기도 유지를 위한 의료진과 장비가 필요하다. 짧은 시간 고용량 투약할 경우 무호흡이 발생할 수 있고, 아나필락시스, 천식, 기도 점막 부종을 포함한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케타민을 투약 받은 환자는 보호자와 함께 퇴원해야 하며, 투약 후 하루 정도는 운전을 비롯한 무리한 활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국내에서는 흥분, 환각, 금단 증상 등과 같은 문제로 인해 케타민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