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마취제 ‘케타민’ 코에 뿌렸더니…‘자살충동’ 급감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4/17 11:04
수술 전 마취에 쓰이는 케타민 성분이 우울증 및 자살충동을 빠르게 치료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팀과 얀센연구소는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이 같은 연구결과를 17일 미국정신건강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케타민 중 하나인 에스케타민(Esketamine) 성분을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로 만들어 자살 위험이 높은 68명에게 나눠줬다. 이들은 모두 우울증으로 병원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항우울증 약물을 복용 중이었다.
연구 결과, 우울증 정도를 평가하는 점수가 개선됐고 자살충동 또한 줄었다. 에스케타민을 코에 뿌린 뒤 4시간, 24시간에 각각 증상을 평가했는데, 모두 위약군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는 25일이 지나도 지속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25일 후 모든 지표에서 우울증 증상이 개선된 것이다.
연구진은 “보통 우울증 치료제가 완전한 효과를 내기 위해 4~6주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케타민이 중증 우울증을 앓거나 자살충동이 매우 높은 사람들에게 매우 빠르고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케타민이 환각효과 때문에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점을 감안해 “비강 스프레이 형태의 케타민 관련 임상 3상 시험에서는 남용 가능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케타민은 ‘스페셜K’라는 이름으로 엑스터시, 루피와 함께 클럽 등에서 마약으로 은밀히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