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얼굴 한쪽 서서히 찌그러지는 ‘패리-롬버그 증후군’… 증상 얼마나 심각하길래? [세상에 이런 병이?]

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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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리-롬버그 증후군은 얼굴 한쪽의 연조직(힘줄, 지방, 혈관 등)이 서서히 위축하는 희귀 질환이다./사진=루카스 칼드웰 SNS​
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어떤 질환은 전 세계 환자 수가 100명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하다. 헬스조선은 매주 한 편씩 [세상에 이런 병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믿기 힘들지만 실재하는 질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얼굴 한쪽이 수십 년에 걸쳐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패리-롬버그 증후군(Parry-Romberg Syndrome)’을 앓는 사람들이다.


패리-롬버그 증후군은 얼굴 한쪽의 연조직(힘줄, 지방, 혈관 등)이 서서히 위축하는 희귀 질환이다. 패리-롬버그 증후군은 환자마다 증상과 진행 속도가 다양하며, 얼굴 양쪽에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얼굴의 지방, 피부, 근육, 결합조직 등이 얇아지거나 위축하는 것이다. 주로 위턱뼈(상악골) 위의 뺨 부위처럼 얼굴의 중간 부분에서 처음 나타나며, 위축 정도는 약하고 인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입의 각도나 눈썹, 귀와 같은 얼굴 윗부분도 영향을 받아 얼굴의 한쪽이 움푹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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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사는 크리스틴 허니컷은 5살 때부터 '패리-롬버그 증후군'을 앓았다. 증상이 나타난 후의 모습과 이전 모습./사진=CNN
패리-롬버그 증후군이 심해지면 위축된 피부와 얼굴 반대쪽의 정상 피부가 만나는 부위에 선이 생길 수 있다. 이 선이 점점 두꺼워지고 대각선으로 이어지면 ‘선형 피부경화증(피부가 굳는 현상)’ 같은 합병증의 위험도 있다. 이외에도 패리-롬버그 증후군 환자들은 안구함몰증, 눈꺼풀처짐 같은 눈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비정상적인 위축 때문에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해 심각한 편두통이나 삼차신경통(얼굴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이 손상돼 얼굴에 발생하는 통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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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리-롬버그 증후군이 얼굴 왼쪽에 나타난 모습./사진=Survey of Ophthalmology
패리-롬버그 증후군은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위험 요인으로는 자가면역질환, 신경계 이상 등이 추정되고 있다. 이 질환은 완치법이 없어서 환자들은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선형 피부경화증이나 삼차신경통 등을 겪는다면 합병증도 함께 치료해야 한다. 최근에는 다른 신체 부위의 연조직을 얼굴에 이식하는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이 수술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며, 증상이 멈췄을 때 이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패리-롬버그 증후군은 영국 출신의 찰스 헨리 패리 의사와 독일 출신의 모리츠 하인리히 롬버그 의사가 각각 1825년, 1846년 논문에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사는 루카스 칼드웰(20)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유명해졌다. 루카스는 6살 때부터 얼굴의 오른쪽에서 위축 증상이 나타났다. 그는 작년 미국 ABC 토크쇼 ‘Good Morning America’에 출연해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는 것은 언제나 적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그는 건강한 쌍둥이 형제에 대해 “이 질환이 무조건 유전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루카스는 틱톡 팔로워 수가 약 300만 명으로,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투병 생활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