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
독감약 먹어도 열날 때, 해열제 먹어도 될까?
신은진 기자
입력 2023/12/08 09:00
올해 독감(인플루엔자)은 더 독한 걸까. 타미플루 등 독감에 특화된 약을 복용해도 좀처럼 열이 떨어지지 않아 고생하는 이들이 많이 보인다. 아이들은 고열이 지속되면 열경기를 일으킬 수 있어, 열이 내리지 않으면 보호자의 걱정은 커진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아보자.
◇독감약 복용 후 해열제 추가 복용해도 돼
독감치료제는 제형에 따라 크게 ▲먹는 약(오셀타미비르, 발록사비르 성분) ▲흡입 약(자나미비르 성분) ▲주사제(페라미비르 성분)로 구분된다. 이 약들은 독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한다. 초기 증상 발현 또는 감염자와 접촉한 지 48시간 내에 약을 복용하면, 대부분 고열, 기침, 몸살 등의 증상이 개선된다.
그러나 종종 약을 복용해도 열이나 몸살이 해결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땐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아스피린 등을 함께 복용해도 된다. 해열진통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항바이러스제)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함께 복용해도 된다. 성인은 물론 소아청소년도 독감약 복용 후 해열진통제 복용이 가능하다.
물론,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 후 증상이 심해지거나 전혀 개선되지 않으면, 해열진통제를 복용하기보단 다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호흡곤란, 흉통, 중증의 근육통, 경련, 탈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응급처치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약 복용 후 최소 2일 보호자 관찰 필수
독감약과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면 대부분의 신체적 증상은 개선된다. 그러나 증상이 개선됐더라도 방심하면 안 된다. 경련과 섬망 등 신경정신계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인과관계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독감약을 투약한 소아청소년에서 신경정신계 이상반응이 나타나거나 이로 인해 추락 등의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보호자는 치료제 투여와 관계없이 인플루엔자 환자를 최소 2일간 혼자 있지 않도록 하고, 창문과 베란다, 현관문 등을 꼭 잠그고 있어야 한다. 이상행동이 나타나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만일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한 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으로 보고하면 된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7주차(11월 19~25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의심 환자) 분율은 45.8명이다. 이는 2023~2024년 절기 인플루엔자 유행 기준 6.5명의 약 7배, 지난해 동기 13.9명의 약 3.3배 많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