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질환

정로환 VS 스타빅? ‘급설사’에 더 좋은 약은…[이게뭐약]

신은진 기자

[이게뭐약]일반의약품 지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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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를 하지만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선 스멕타이트 성분 지사제​를 먼저 사용하는 게 낫다. 단, 지사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설사가 심할 때 복용해야 한다. /동성제약, 대웅제약 제공
추석 명절에 생길 수 있는 슬픈 일은 무엇일까? 갑작스러운 설사로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되는 건 명절에 겪을 수 있는 슬픈 일 중 하나일 것이다. 설사가 심해 병원도 찾아가기 어려운 상황일 때 일반의약품 지사제는 유용한 대안이 된다. 하지만 지사제 종류는 너무 많고, 지사제는 함부로 먹었다간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단 얘기도 있다. 명절에 설사로 고통받는 일이 없는 게 가장 좋겠으나 만일을 대비해 갑작스러운 설사에 유용한 지사제를 미리 알아두자.

◇설사 한 번에 바로 지사제는 금물… 따뜻한 물·이온음료부터
설사를 멈춰줄 약은 다양하지만, 설사를 했다고 해서 바로 지사제를 복용해선 안 된다. 지사제를 써야 할 때는 따로 있다. 대한약사회 김성철 학술위원(약사)은 "지사제는 무엇을 먹어도 설사를 하고, 하루에도 설사가 수 회 반복돼 일상생활이 어려울 때, 설사로 인한 탈수 증상이 발생했을 때 복용하는 약이다"며 "단순히 묽은 변을 봤다거나 하루 1~2회 정도의 설사를 했을 때 복용하는 약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설사는 몸에 세균 등 나쁜 물질이 들어왔을 때 이를 배출하려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방어 현상이다"며 "지사제로 배출 행위를 인위적으로 멈추면 체내에서 세균 등이 번식해 상태를 악화할 수 있으므로 함부로 지사제를 복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지사제 복용이 아니라 응급실이라도 찾아가야 할 설사도 있다. 강북연세병원 윤태욱 원장(내과 전문의)은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온다거나 설사와 함께 발열 증상이 있을 땐 단순 설사가 아니라 감염성 세균질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위의 증상이 있을 땐 일반의약품 지사제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꼭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료·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태욱 원장은 "혈변이나 발열이 동반되지 않은 설사는 하루 3회 이상일 때, 설사 횟수와 양이 계속 늘어날 때 복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사의 횟수나 양이 많지 않고, 단순히 변이 묽은 상태라면 탈수 예방차원에서 따뜻한 물이나 이온음료를 많이 마시고, 부드러운 식사를 하면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장 무난한 건 '스멕타이트' 성분 지사제
그렇다면 지사제가 필요할 만큼 설사를 많이 하고, 병원엔 갈 수 없을 때 가장 무난한 건 어떤 약일까? 의·약사 모두 '디옥타헤드랄 스멕타이트' 성분의 지사제를 추천했다. 일명 '스멕타이트'로 불리는 이 성분은 장내 세균과 독소 등을 흡착해 배설한다. 스멕타이트 성분 지사제로는 대웅제약의 ‘디옥타’와 '스타빅', 대원제약 ‘포타겔’ 등이 있다. 김성철 약사는 "스멕타이트 성분은 세균과 장 독소 등의 물질을 함께 흡착, 배설하기 때문에 가장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멕타이트 계열 지사제를 복용한 후에도 설사가 멈추지 않으면 다른 성분의 약을 순서대로 시도해볼 수 있다. 윤태욱 원장은 "스멕타이트 성분 지사제가 듣지 않으면, '정로환' 등 생약성분 지사제를 먼저 시도해보고,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장운동 억제제인 로페라미드나 스코폴리아 성분이 든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로페라미드나 스코폴리아 성분은 장운동을 억제해 설사를 멈추게 하는 원리의 약인데, 그러다보니 설사의 원인이 되는 음식물이나 바이러스가 장 안에 오래 머무르게 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지사제는 복용 중단 시점도 중요하다. 어떤 종류의 지사제라도 설사가 멈춤과 동시에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종종 설사가 반복되는 게 두려워 설사가 멈췄는데도 추가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또다른 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김성철 약사는 "스멕타이트 계열 지사제는 세균은 물론 영양분까지 흡착해 배설하기에 문제가 없는데도 계속 복용하면 영양실조, 변비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로페라미드나 스코폴리아 등의 성분 지사제는 장운동을 느리게 해 변비가 생길 위험이 커 소아와 노인이 복용할 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가장 효과적인 지사제보다 좋은 건 설사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윤태욱 원장은 "명절 중 또는 명절 이후 내과를 찾는 환자 대부분은 설사를 많이 하는 장염 환자"라며 "명절 때 기름진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평소보다 위생에 신경을 덜 쓴 게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명절을 건강하게 보내고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다면 몇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며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자제하고 개인위생만 철저히 신경 써도 충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