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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보다 3600배 매운 ‘핫 껌’ 챌린지… 껌 씹다 실려가는 美 10대들
신소영 기자
입력 2023/04/13 17:28
[해외토픽]
미국 CBS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사우스보로 경찰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핫 껌’ 챌린지로 12명의 학생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히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틱톡에서 유행하는 ‘핫 껌’ 챌린지는 ‘트러블 버블(Trouble Bubble)’이라는 매운 껌을 씹고 풍선을 부는 챌린지다. 이 껌의 매운맛을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는 1600만 SHU에 달하는데, 이는 불닭볶음면보다 약 3636배, 청양고추보다 약 4000배 더 맵다. 또한 현지 경찰이 시위를 진압할 때 사용하는 고추 스프레이에 사용하는 성분과 동일하다고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한 학생이 쉬는 시간에 다른 학생들에게 이 껌을 나눠줬고, 이를 씹은 학생들은 손과 얼굴이 붉어졌고, 일부는 토를 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티한-지엘린스키 교육감은 “학생들이 껌을 먹었을 때 입과 식도에 화끈거림을 느꼈고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며 “껌을 먹지 않고 만지기만 한 일부 학생들도 피부와 눈에 자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틱톡에 올라온 ‘핫 껌’ 챌린지 영상을 보면 이 껌을 씹은 사람들은 금방 눈물과 침을 흘리거나, 곧바로 아이스크림 등을 입에 넣으며 괴로워한다. 일부는 껌을 씹었을 뿐인데 턱까지 붉어지는 증상을 겪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이 껌을 씹었을 경우 즉시 물로 여러 번 입을 헹구고 물을 마셔야 한다”며 “만약 침을 삼킬 경우 구토, 호흡곤란 증상이 있을 수 있으니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실제로 매운맛은 그 자체로 통증을 유발하는 독으로 작용한다. 혀의 미뢰가 느끼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과 달리 매운맛은 뇌가 감지하기 때문이다. 고추의 캡사이신, 후추의 피페린은 피부 신경 말단에 존재하는 캡사이신 수용체(TRPV1)와 결합한다. 그 뒤 세포 흡수 과정에서 전기신호로 변환된 뒤 뇌로 이동한다. 우리 뇌는 이렇게 전달된 전기신호를 열에 의한 통증으로 해석한다. 약 43도의 열에 닿았을 때 느낄 수 있는 통증과 비슷하다고 알려졌다.
과하게 매운 음식은 몸에도 좋지 않다. 위장을 자극해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위염·위궤양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평소 위장이 약하면 캡사이신, 알리신 등의 성분을 주의해야 하고, ‘핫 껌 챌린지’처럼 지나치게 매운 음식은 먹지 않는 게 안전하다. 또 매운 음식은 여드름이나 안면홍조 등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지 않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맥박이 빨라지고 땀이 나는데, 이때 피부혈관이 확장돼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