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청소년의 심한 ‘코골이’… 뇌 발달에 악영향 미치기도
신소영 기자
입력 2023/03/30 13:48
미국 뉴욕 몬테피오레 메디컬센터 아동병원 호흡기·수면의학과 라난 아렌스 박사 연구팀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0대 청소년 98명의 뇌 MRI 영상을 분석했다. 이들 중 53명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었고, 나머지 45명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청소년은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아이들보다 뇌의 겉 부분인 대뇌 피질의 두께가 얇고,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뇌 영역인 해마의 일부 부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마에 염증 또는 부기가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또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심할수록 뇌의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더욱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두 가지 이유로 아이들의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뇌에 대한 산소 공급을 반복적으로 방해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이들의 정상적인 뇌 발달과 기능에 필요한 깊은 회복 수면의 기회를 뺏는 것이다.
이러한 뇌의 구조적 변화가 아이들의 학습과 주의력, 학교 성적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미국 수면 의학 학회 대변인 샬리니 파루티 박사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낮 동안 피로감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DHD는 주의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며 행동이 지나치게 활발하고 충동 조절과 행동 통제가 안 되는 일종의 정신 장애로, 소아 또는 청소년에게 흔히 발생한다.
두 의사는 모두 “부모가 자녀의 심한 코골이를 발견하거나, 아이가 낮 동안 졸려 하고 학습이나 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느낀다면 병원을 찾아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수면 연구학회 학술지 ‘수면(Sleep)‘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