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혈압·콜레스테롤 동시에 낮추고 싶다면 혈관 청소부 'HDL' 높여야
강수연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8/29 09:22
혈압·콜레스테롤은 서로 상승작용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 높여
'HDL 콜레스테롤'은 청소부 역할
LDL 산화 막아 혈압 조절에 도움
◇혈압과 콜레스테롤 동시에 높으면…
일본 도호쿠대병원 연구팀이 진행한 관련 연구도 있다. 연구진은 약 7만4000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15년에 걸쳐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뇌출혈 등으로 인한 사망률과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대상자들은 혈압과 총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각각 4개의 그룹으로 나뉘었다. 그 결과, 수축기혈압이 160㎜Hg 이상이며 총콜레스테롤이 220㎎/㎗ 이상일 경우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그룹보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4.39배 더 높았다. 또한, 수축기혈압 수치가 20㎜Hg 높아지면 콜레스테롤 정상 수치를 지닌 사람들의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은 24% 높아지는 반면에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20㎎/㎗ 이상인 사람들의 사망률은 52%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높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 청소부 'HDL', 혈압까지 조절해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콜레스테롤도 있다. 콜레스테롤 운반체인 HDL 콜레스테롤은 '콜레스테롤 청소부'라고 불린다. 주변 조직에서 사용하고 남은 콜레스테롤이나 혈관 내막에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싣고 간으로 되돌려 보내거나 몸 밖으로 배설하기 때문이다.
HDL 콜레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이 쌓여 좁고 딱딱해진 혈관을 청소해 혈관을 통과하는 혈액의 압력을 줄인다. 혈관이 좁아지고 혈류 흐름이 방해를 받으면 혈압이 높아지게 되는데, HDL 콜레스테롤이 콜레스테롤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는 것을 억제해 혈압 조절에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HDL 콜레스테롤은 크기는 작지만 20여 종의 항산화 효소를 갖고 있어 혈액 내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산화되는 것을 막는다. 본래 산화된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내막에 콜레스테롤을 쌓아 혈관을 좁고 막히게 한다. HDL 콜레스테롤이 LDL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음으로써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셈이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 높아질수록 고혈압 위험 낮아져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를 제외하면, 대개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고혈압 위험은 더 낮아진다. 이는 일본의 대규모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일본 카나가와대 나카지마 교수팀은 45~ 74세의 인구 약 150만명을 대상으로 H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이들을 9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의 고혈압 발병률을 확인했다. 9개의 그룹 가운데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낮았던 그룹(20~29㎎/㎗)의 고혈압 발병률은 41.2%였으며, 가장 높았던 그룹(110㎎/㎗ 이상)의 고혈압 발병률은 26.5%였다. 고혈압 발병률이 가장 낮았던 그룹의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90~99㎎/㎗였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0~99㎎/㎗ 범위 안에 있을 경우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수록 고혈압 발병 위험은 반대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