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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지면 초기 사망 위험 30%, 예방이 최선인 ‘이 질환’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8/27 10:00
◇5년 전보다 환자 수 70% 증가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벽이 약해지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터지면 지주막하출혈이라는 뇌출혈을 일으키게 되는데, 생명을 위협하고 생존하더라도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진 않지만, 선천적인 혈관벽 질환, 혈관 손상을 일으키는 대사 질환 및 생활습관(특히 고혈압과 흡연) 등이 위험인자로 보고되고 있다.
뇌동맥류는 전체 인구의 1%에서 발견되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질병코드: I671 파열되지 않은 대뇌동맥류)는 2017년 8만492명에서 2021년 14만3828명으로 70% 넘게 증가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고준석 교수는 “조기검진에 의해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게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파열되기 전 치료받는 게 핵심
뇌동맥류는 파열하면 사망률이 50%를 넘는 위험한 질환이다. 따라서 파열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파열을 막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 및 치료가 필수다. 특히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고혈압 등 혈압과 연관된 질환, 뇌동맥류 가족력 등이 있다면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 검사는 주로 뇌혈관 CT(CTA), 뇌혈관 MRI(MRA), 뇌혈관 조영술 등으로 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 발견해 치료받으면 95% 이상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동맥류의 모양과 위치, 크기와 환자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파열되지 않은 비파열성 뇌동맥류인데 크기가 3mm 이하면서 환자 나이가 많다면 경과 관찰을 통해 보존적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크기가 크거나 크기가 작더라도 모양이 울퉁불퉁해서 파열 위험이 크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클립 결찰술’과 코일 색전술’로 이뤄진다. 클립 결찰술은 이마 부위 두개골을 열고 클립 같은 고정핀으로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를 졸라매는 수술법이다. 코일 색전술은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동맥을 통해 뇌동맥에 가느다란 도관을 넣은 뒤 뇌동맥류 내부를 백금 등으로 만들어진 특수 코일로 채워 막는 방식이다. 뇌수술이 어렵거나 직접수술의 위험성이 큰 환자에게 적합하다.
일단 파열이 됐다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첫 24시간 이내에 빈번하게 재파열이 발생하고, 재파열 시 사망률이 7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둔기로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구토 등이 있을 수 있고 심한 경우 마비, 의식소실, 호흡 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드물게 감기 증상처럼 가벼운 두통이 수일간 지속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뇌동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련 요인으로 거론되는 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혈증, 비만,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되도록 금주, 금연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