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유독 큰 ‘방귀 소리’도 병이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7/15 07:00
장 내용물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하면 음식과 함께 들어온 공기와 혼합돼 방귀가 만들어진다. 이후 항문을 통해 방귀를 배출하면 주변 피부와 괄약근이 떨리면서 여러 가지 소리가 발생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가스를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강하거나 배출되는 가스의 양이 많으면 소리가 크게 날 수 있다. 그러나 방귀 소리가 지나치게 크고 항문 가려움, 통증 등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여러 가지 항문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치핵’이 대표적이다.
치핵은 항문 안쪽 점막 혈액이 뭉쳐 작은 혹이 생기는 질환으로, 혹 때문에 항문, 즉 ‘가스 배출통로’가 좁아지다 보니, 방귀 소리가 커진다. 증상이 심해지면 가려움과 함께 통증, 항문 주위 피부 질환, 잔변감 등이 생길 수 있다. 치핵을 예방·완화하기 위해서는 항문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음주를 삼가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변기에 앉아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거나 세게 힘을 주는 것 역시 피해야 한다.
방귀 소리가 크다는 이유로 무작정 방귀를 참아선 안 된다. 변을 참는 습관이 변비를 유발하듯 습관적으로 방귀를 오래 참는 것 또한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장에 질소가스가 쌓이면 대장이 부풀어 오르면서 대장 운동기능 저하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소리가 우려돼 방귀를 뀌지 못한다면 사람이 없는 화장실을 찾아 방귀를 제때 배출하도록 한다.
한편, 소리가 큰 방귀가 심한 냄새를 풍길 가능성은 낮다. 방귀 소리는 항문 주변 피부·괄약근이 떨리는 소리일 뿐, 냄새와는 연관성이 없다. 방귀 냄새가 심하다면 섭취한 음식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즐겨 먹으면 대장 속 혐기성 세균이 이를 분해해 악취가 날 수 있으며, 대장 속 유해균이 증가한 경우에도 방귀 냄새가 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