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직업병'까지 그들을 괴롭힌다… 수난의 자영업자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강수연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22/04/29 16:54
음식업 종사자들, 근골격계 질환 많아… 버스기사도 '직업병 취약군'
매일 반복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직업병’을 겪기 쉽다.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는 직업군인 버스기사, 자영업자, 건설현장근로자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업병 발생 건수 상위권에 속하는 직업군이라는 점이다 (2020년 업무상질병 발생현황 자료). 곧 다가오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이들을 직접 만나 직업병에 대한 고충을 들어봤다.
◇음식업 종사자, 근골격계 질환 주의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칼국수 골목에서 ‘남해식당’을 운영하는 김진순(66)씨는 몸 성한 곳이 없다.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별다른 쉬는 시간 없이 하루 12시간 일하는 일상을 30년째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순 씨는 “오래 서 있고 종일 칼을 사용하다 보니 손목과 손뼈 마디마디가 아프다”며 “손가락도 휘어지고 디스크까지 생겨 팔도 저린 상태다”라고 말했다.
김씨와 같이 음식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직업병은 근골격계 질환이다. 한양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송재철 교수는 “근골격계 질환은 생활습관, 작업자세, 근로시간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며 “특히 음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칼과 같은 작업 도구들을 많이 사용하다 보면 관절염 등의 직업병이 발병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근골격계 질환은 사전 예방 및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손목 보호대 등 보호대를 착용해 근골격계 통증을 예방해보자. 근골격계 통증을 방치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 정기적으로 근골격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운수업 종사자, 방광염 주의
운수업 종사자의 경우도 근골격계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온종일 앉아 있는 직업 특성상 근골격계 질환의 일종인 요통(허리통증)을 피하기 어렵다. 장시간 좁은 공간에 앉아 있다 보면 허리에 부담이 가해진다. 긴 운전 시간으로 인해 생리현상도 마음 놓고 해결할 수 없어 비뇨기 질환 및 방광염 등의 질환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대전에서 103번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 추모(57)씨는 “오랜 시간 운전하다 보면 화장실 한 번 가기 어려워 힘이 들 때가 있다”며 “실제 주위에서도 방광염 등의 질환을 겪어 병원 치료를 받는 동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광염은 현재 정부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직업병은 아니다. 하지만 근로자 개인이 근로복지공단을 대상으로 산업재해 신청을 한다면 개별 평가를 거쳐 직업관련성 질환으로 인정될 가능성은 있다. 산업재해 신청을 통해 직업병으로 인정된다면 정부로부터 치료와 휴업급여까지 받을 수 있다. 심한 정도로까지 직업병 증상이 심해지는 걸 막기 위해선 최대한 화장실을 다녀올 휴식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사회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송재철 교수는 “지역사회와 협업해 버스 노선을 만들 때 근로자가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는 노선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 종사자, 소음성 난청 주의
건설업에 종사하는 강선철(56)씨는 공사현장의 소음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다. 건설업 종사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직업병으론 소음성 난청이 있다. 소음성 난청은 소음에 장기간 노출돼 청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시끄러운 환경에 오래 노출돼 있을 때 발생하기 쉬워 건설업 종사자들이 소음성 난청을 겪기 쉽다. 심한 경우 일시적 청력장애와 영구적 청력손실까지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난청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소음성 난청 예방을 위해서는 귀덮개나 귀마개를 착용하고 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