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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뇌? 생각 속도 ‘이 나이’까지 느려지지 않아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2/20 05:00
사람의 뇌는 20세가 지나면 점점 퇴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60세까지 뇌의 정보 처리 속도는 느려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하이대베르그대 연구팀은 연령별 뇌의 정보 처리 속도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과거 하버드대 연구팀이 미국인 118만58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리 연구 결과를 다시 분석한 것이다. 해당 연구는 참가자들의 인종 차별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모니터에 뜬 흑인, 백인의 얼굴 사진을 구별하거나 특정 단어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선택하는 식으로 구성됐다. 하이대베르그대의 연구팀은 인종 차별 정도 대신 연령별 참가자들이 제시된 단어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분류해냈는지에 집중했다.
분석 결과 의사결정 속도는 20세 전후 참가자들이 가장 빨랐다. 또 20세 이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의사결정 속도는 느려졌다. 그러나 연구팀은 단순히 답을 골라내는 의사결정 속도 대신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를 알아보기 위해 분석 결과에 AI를 적용했다. 의사결정 속도가 점점 느려졌던 참가자는 뇌가 퇴화해서 정보 처리 속도가 감소한 참가자라고 해석했다. 그랬더니 참가자들의 정보 처리 속도는 30세에 정점에 올라 60세까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60세까지 나이가 들수록 실수도 적었다. 연구팀은 20세 이후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진 이유는 뇌가 퇴화해서가 아니라 확실성 등 여러 요인이 결정에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팀은 뇌의 정보 처리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인지기능 및 주의력, 조기 알츠하이머 발현과 같은 요인들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한계를 인정했다.
연구의 저자 미샤 폰 크라우제 박사는 “우리 연구는 뇌가 결정을 내리는 속도가 60세까지 감소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며 “이제 40~50대는 젊은 세대보다 생각의 속도가 느리다는 의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r)’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