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를 즐겨 하는 사람들에게 유독 탈모 증상이 자주 보인다. 탈모는 유전적 원인이 큰 게 사실이지만, 과도한 운동도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증가하는 테스토스테론, 탈모 촉진
김범준 교수는 "과도한 운동이 탈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을 하는 중 또는 끝난 직후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탈모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남성형 안드로겐성 탈모증은 남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 안드로겐은 남성 생식계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으로 체내 여러 안드로겐 중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에 도달하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DHT)으로 전환된다. 이때, DHT(성호르몬)가 많이 형성되면 탈모가 발생한다. 실제로 2017년 국내 연구에 따르면, 유산소와 근력 운동 시간이 증가할수록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증가했다.
다만, 김범준 교수는 "탈모를 유발하는 운동 강도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운동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정도의 운동은 모발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어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백질 보충제도 'DHT' 농도 높여
운동할 때 복용하는 단백질 보충제의 '크레아틴(Creatine)' 성분도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크레아틴은 체내 근육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해 운동의 퍼포먼스를 증가시키고 근육 합성을 도와 영양 보충제로 많이 섭취된다. 2019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크레아틴을 일정 기간 복용한 럭비선수들에게서 DHT와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증가했다. 김범준 교수는 "DHT는 모발이 자라는 성장기를 단축시키고 모발이 빠지는 휴지기를 길어지게 한다"며 "단백질 보충제에만 의존하는 습관은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 일부 운동선수나 보디빌더에서 오남용되는 단백동화스테로이드 역시 남성 호르몬의 농도를 직접적으로 증가시켜 탈모를 유발한다.
◇운동한 후엔 반드시 머리 감아야
탈모 예방을 위해서는 과도한 운동을 피하고 식습관이나 모발관리 습관을 개선하는 게 좋다.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생선, 채소, 과일 등의 균형 잡힌 식사가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동물성 지방과 당분은 최소화해야 한다. 김범준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동물성 지방의 대부분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은 남성 호르몬의 혈중농도와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모근으로의 영양공급을 악화시킨다. 또한, 무리한 다이어트나 끼니를 거르는 등의 식생활의 불균형은 모낭의 모유두(머리털이 자라는 세포)와 미세환경에 영향을 줘 모발 성장을 방해한다. 운동 후 반드시 머리를 감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 중 흘린 땀과 피지가 두피의 모공을 잘 막기 때문이다. 더불어 김 교수는 "여성의 경우 머리를 바짝 묶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속적으로 모근을 자극해 견인성 탈모를 유발할 수 있어 느슨하게 묶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