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학과

"악기 연주자들, 통증 참지 마세요"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김수현 헬스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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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연주자들은 자신의 통증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올 한해도 세계 유수의 클래식 음악 콩쿠르에서 한국인들이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K-클래식' 위상을 높였다. 하지만 멋진 무대 뒤엔 숨겨진 고통이 있기 마련. 아티스트들은 매일 수 시간 연습을 하며 같은 자세를 반복하는 '과사용증후군'에 노출돼 있다. 이로 인해 몸에 통증을 느끼고 부상을 입기도 한다. 양산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창형 교수(아티스트 클리닉)는 "악기 연주자들은 연주 자세에서 오는 통증을 피할 수 없는 것이라 여기며 증상이 악화돼도 참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선 안 된다"며 "연주 자세에서 작은 부분을 수정해도 근육 긴장도와 통증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아티스트 클리닉' 각광받기 시작해
그래서 최근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 '아티스트 클리닉'이다. 실제 미국 등지에서는 아티스트를 위한 전문 '공연 예술 의학 분야'가 앞서부터 도입됐다. 국내에서도 2년 전부터 의과대학 재활의학과 교과서 'Delisa'에 아티스트 클리닉 분야가 실리며, 전문 연주자들의 통증 등을 파악하고 치료해 기량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더해지고 있다.

◇아티스트별 발생하는 직업병과 치료법
아티스트들별 직업병과 그에 따른 치료법을 알아본다.

▷피아니스트=장시간 연주를 위해 앉아서 팔을 계속 들고 있고, 손목과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또한 연주 중 몸을 앞으로 숙이기 때문에 허리 및 목 뒤쪽의 긴장감이 올라가고, 어깨 통증이 더해져 근육통이 발생한다. 목과 허리가 구부러진 자세로 힘을 주어 연주를 하면 목, 허리의 본래 커브가 무너지고 디스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피아니스트들은 의자 높이가 낮으면 몸을 앞으로 더 숙여 허리 및 목 뒤쪽의 긴장감이 올라가고, 의자가 높으면 팔을 높이 들어야 하니, 어깨 통증이 더해진다.

셈여림을 표현하기 위해 어깨에 과도한 힘을 줘 팔을 들지 않도록 주의하여 손 모양이나 손목의 각도를 조정해보는 것이 좋다.

▷바이올리니스트=바이올리니스트는 바이올린을 왼팔로 잡고, 왼편으로 고개를 돌려 숙이는 비대칭적인 동작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어깨의 긴장감이 올라간다. 이로 인해 좌측 어깨와 손이 저리거나 근력이 약해지는 신경근병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고개를 왼쪽으로 꺾어 악기의 턱받침에 턱을 닿게 할 때 턱 아래 피부가 까지기도 하고, 턱관절 장애를 유발 할 수 있다. 목을 왼쪽으로 기울이고 연주하다 보면 저절로 배가 앞으로 나오고 왼쪽 허리는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자세가 되는데, 이 자세가 누적되면 척추가 S자로 휠 수 있다.

바이올리니스트는 목을 누르는 힘을 통해 악기를 고정하지만, 이때 어깨도 함께 긴장해 올라가지 않도록 적당한 목의 굴곡 각도를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어깨와 손목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손가락을 비틀어서 지판을 잡되, 손목의 각도가 지나치게 꺾이지 않도록 높은 현으로 올라갈수록 의식적으로 팔꿈치를 더 안으로 넣는 것이 좋다.

▷플루티스트=플루티스트는 플루트를 오른쪽으로 들고 양팔로 악기를 지탱한다. 장시간 팔을 들어 오른쪽으로 비틀어서 악기를 들고 있는 경우, 오른팔에 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목은 좌측으로 살짝 돌아가고 몸통은 우측으로 기울여진 비대칭 자세가 반복되는 경우 목과 어깨, 허리 등에 경직이 발생해, 근육 변형이 올 수 있고 디스크 등에 통증을 유발한다.

오른쪽으로 플루트를 들 때 왼쪽 팔을 너무 들지 말고, 양쪽 팔과 어깨가 과하게 올라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지판에 닿는 손가락에 압력을 주지 않도록 주의하고 손목이 많이 꺾이지 않도록 각도를 살펴야 한다. 또한,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보았을 때 고개를 과하게 내밀지 않았는지 살펴 거북목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통증을 예방하고자 자세를 변형해도 통증이 지속한다면, 전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악기의 크기와 무게에 따라서 신체에 가해지는 압력 등 통증을 발생시키는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신체에 적합한 악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자세를 반복해서 장시간 연습할 때에는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 마사지를 해서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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