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다리에 벌레 기어가는 느낌… '이 영양소' 부족 때문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9/14 05:00
계명대 동산병원 수면센터 조용원 교수 연구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과 불편감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신경계 질환이다. 환자들은 흔히 '다리에 벌레 기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국내 유병률은 약 3.9%. 드물지 않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다. 혈압이나 당뇨병 보다 삶의 질을 더 떨어뜨리고, 우울증까지 동반하여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하지불안증후군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철분결핍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계명대 동산병원 수면센터 조용원 교수는 "국내 철결핍성 빈혈 환자의 상당수에서 하지불안증후군이 동반된 것을 확인했다"며 "이들을 치료할 때 철분 주사요법을 통해 환자의 삶의 질과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철결핍성 빈혈을 동반한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29명을 대상으로 고용량 철분 주사(ferric carboxymaltose 1500mg)를 투여한 결과, 6주 후 철분주사 요법을 실시한 환자 군에서 하지불안증후군 증상과 수면의 질이 유의하게 호전됐다. 또한 52주(약 1년)까지 관찰한 결과, 환자의 약 61%는 추가 약물치료 없이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이 조절되었으며 심각한 부작용도 없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지금까지 일차 약제로 도파민제가 사용되어 왔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장기간 사용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있어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고용량 철분 주사 단독요법으로 하지불안증후군의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향후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이 장기적인 약물 복용 없이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 교수는 기대했다.
최근 조용원 교수는 철결핍성 빈혈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불안증후군의 빈도 및 임상적 특징을 조사한 결과, 환자의 40.3%에서 하지불안증후군이 동반되었으며, 이 중 대부분이 중증 이상의 수면장애를 겪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하지불안증후군이 동반된 빈혈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수면장애가 심하고 불안, 우울증 등 정서장애까지 동반하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