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벌레 기는 듯한 불편감 '하지불안증후군' 원인 찾았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2/03 10:49
대표적인 수면장애 질환인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팀은 수면뇌파를 분석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에서 수면장애가 나타나는 기전을 찾아 3일 발표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심한 충동과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불쾌감이 나타나는 운동 신경장애 질환이다. 극장, 비행기 등에서 오래 앉아 있기 힘든데 특히 밤에는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잠들기 어렵고 자더라도 깊은 수면이 쉽지 않아 자주 깬다. 우리나라 성인 100명 중 4명이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기영 교수팀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와 정상인 각 15명씩을 대상으로 수면 검사를 실시해 뇌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정상인보다 수면방추 발생빈도가 약 30% 감소했다(1분당 4.25회 vs 6.01회). 느린진동도 25% 감소했다(2.18회 vs 2.91회). 뇌파 분석 결과를 보면 정상인은 느린진동이 나타나는 곡선 최고점에 수면방추가 맞물리는데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조금씩 엇나가면서 균형이 흩어졌다. 수면방추의 색도 옅게 나타나 파워도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수면방추와 느린진동은 수면을 조절하는 중요한 요소다. 수면방추는 외부 자극으로 인해 각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각 정보를 조절해 수면에 이르게 한다. 주파수 1Hz 미만의 느린진동은 깊은 수면을 유도하고 조절하는 기능을 해 숙면에 매우 중요하다.
정기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의 시상과 대뇌피질에서 생성되는 수면방추, 느린진동의 저하와 불균형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찾아냈다”며 “신경생리학적 기전을 밝힌 만큼 향후 수면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대병원 연구는 '수면의학(Sleep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