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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투석 환자, 혈관 재개통 횟수 줄여야 경제·신체적 부담 덜어"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헬스 톡톡_ 천호종 서울성모병원 교수

말기신부전 혈액 투석 환자 8만명
혈관 협착 땐 혈전 위험, 사용 못 해
새 인공혈관 제작 '반복되는 고통'

'풍선 카테터 PTA' 협착 조기 해결
약물 코팅 카테터, 개통률 더 좋아
국내 사용 허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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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종 교수가 혈관 개통 기간 연장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만성신부전증은 신장(콩팥)이 노폐물 여과, 전해질 농도 조절 등 기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다. 한번 문제가 생긴 신장은 기능 회복이 불가해 환자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말기 신부전으로 혈액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의 생존율은 암 환자보다도 낮다. 1인당 진료비용은 암, 치매보다도 높아 우리나라에서 치료비가 가장 많이 드는 병이다.

말기신부전 환자는 회당 4시간씩 주 3회 혈액 투석 치료를 받는다. 투석을 위해 주사를 자주 맞다 보니, 혈관 협착이 생겨 평균 3~4개월에 한 번씩 혈관 재개통 시술도 받아야 한다. 신장이식을 받기 전까지 말기신부전 환자는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만성신부전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헬스조선은 서울성모병원 천호종 교수를 만나 만성신부전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방안을 들어봤다.

―혈액 투석과 복막 투석 중 말기신부전 환자들은 어느 쪽을 더 많이 이용하나?

"2019년 기준 국내 말기신부전 환자 수는 10만8873명이며, 이중 혈액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는 8만1760명(75.1%)이다. 말기신부전 환자의 4분의 3 정도가 혈액 투석을 받고 있다. 복막 투석은 5960명(5.5%), 신장이식은 2만1153명(19.4%)이다."

―신장이식 전까지 혈액 투석을 받아야 하나? 위험하진 않나?

"말기신부전 환자는 신장이식 전까지 지속해서 혈액 투석을 받아야 한다. 투석은 위험도 따른다. 기본적으로 혈액 투석은 인공혈관을 만들어 진행하기 때문이다. 위험도는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고혈압이나 당뇨 등 혈관 질환이 있으면 혈관 협착, 혈전 등 합병증이 더 빨리, 자주 생긴다. 어떤 환자에게 위험이 생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혈관 협착이 생기면 어떻게 치료하나?

"우선, 혈관 조영술을 통해 협착률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한다. 보통 혈관 지름이 50% 이상 좁아지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때 가장 흔하게 시행하는 치료는 풍선 카테터를 이용한 경피적혈관성형술(PTA, Percutaneous Transluminal Angioplasty)이며, 현재 10명 중 9명은 이를 통해 혈관을 재확보한다. PTA 외의 방법으로는 스텐트 삽입, 외과적 수술 등이 있다."

―PTA는 어떻게 진행되나?

"혈관 조영으로 정확한 협착 위치를 파악한 다음, 풍선 카테터를 넣어 혈관을 확장시키고 시술을 마무리한다. 치료 시간, 비용 등 여러 면에서 다른 방법보다 환자에게 부담이 적어 풍선 카테터를 이용한 PTA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

―PTA 시술은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


"한번 혈관 협착이 생기면 10명 중 8명은 3~6개월 사이 협착이 재발한다. 1년에 3번은 PTA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시술을 자주 하면 부담이 커질 것 같은데?

"치료 자체에 드는 비용도 문제지만, 기회비용이 크다. 그래서 시술 횟수를 줄이는 일, 즉, 혈관 개통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는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혈관 개통 기간 연장을 위한 약물 코팅 풍선 카테터 연구가 활발하다. PTA 시술 횟수를 줄일 수 있나?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임상 연구 결과를 보면, 24개월 기준 혈관 개통률이 일반 풍선 카테터는 36.2%, 약물 코팅 풍선 카테터는 52.2%다. 개통률이 높다는 건 재시술 횟수를 줄였다는 의미다. 1년에 4번 혈관 재개통 시술을 받던 환자가 시술 횟수를 3번으로 줄일 수 있단 것이다. 약물 코팅 풍선 카테터는 국내에서 이미 말초동맥 혈관 개통 등에도 사용하고 있다."

―약물 코팅 풍선 카테터를 혈액 투석에 사용하기도 하나?

"미국과 일본은 약물 코팅 풍선 카테터를 이미 혈액 투석용으로 사용 중이다."

―혈관 재개통 횟수 감소가 환자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기약 없이 투석을 해야 하는 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이다. 환자들이 혈관 재개통을 위해 일을 포기하고 시간과 체력을 소모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이다. 또한 시술 횟수 감소로 비용 지출 자체가 줄기에 환자들은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약물 코팅 풍선 카테터 사용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먼저 정부가 혈액 투석 환자도 약물 코팅 풍선 카테터를 쓸 수 있게 허가를 해줘야 한다. 가능하다면 일반 풍선 카테터와 같이 환자의 부담률도 낮았으면 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약물 코팅 풍선 카테터가 투석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고, 세계적인 임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됐다. 우리나라 투석 환자들도 혈관 재개통 횟수 감소로 경제적 부담을 덜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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